경제·금융

[스크린 속 패션] 인생이 바뀌면 옷차림도 달라져

[스크린 속 패션] 인생이 바뀌면 옷차림도 달라져 누구나 한번쯤 전혀 낯선 곳에서 눈뜨는 상상을 해보기 마련이다. 영화 '패밀리 맨'은 바로 이 같은 엉뚱한 상상을 모티브로 한 로맨틱 코메디. 특히 주인공의 드라마틱한 인생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 패션은 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 '잭 캠블'은 남부러울 것 없는 투자 전문 벤처기업의 사장. 옷장 속에 가지런히 정리된 윤기 흐르는 명품 양복들과 와이셔츠들은 그의 부유함을 말해준다. 그러던 그가 어느 크리스마스 아침, 낯선 침대에서 옛 여자친구와 함께 잠들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영문을 몰라 허둥대던 그는 어쩐 일인지 자신이 애가 둘 딸린 타이어가게 세일즈맨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때부터 그의 뒤바뀐 인생만큼 패션 역시 판이하게 달라진다. 2,500달러 짜리 명품 양복에 포켓 치프까지 갖출 정도의 멋쟁이였던 그는 반팔 면 티셔츠에 빨간색 운동복바지, 그리고 후즐근한 점퍼 차림으로 바뀌어 있다. 이 영화 중 그의 달라진 인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하나. 고급 남성복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에르메네질도 제냐'(줄여서 '제냐'라고 부른다)에서 옷을 고르는 그에게 자원봉사로 변호사일을 하는 아내 '케이트'는 2,000달러가 넘는 가격표를 가리키며 자신들의 생활비를 들먹인다. 그러나 '케이트'는 결혼 기념일에 '잭'이 입고 싶어하던 '제냐(zena)'대신 이를 본딴 '지냐(zeena)'양복을 선물하며 남편에 대한 사랑을 과시한다. 결국 주인공 역시 그의 부유했던 시절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평범한 생활이 훨씬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가족의 따뜻한 사랑이 수천달러짜리 양복보다 더욱 값지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관련기사



윤혜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