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ㆍ4분기 펀드 업계에게는 고난의 시간이었다. 연초 이후 뜻밖의 강세장이 이어지자 5조8,000억원 가까운 돈이 펀드에서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이 같은 펀드 환매 러시 속에서도 일부 신생펀드들에는 되레 자금이 유입돼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후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들인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중소형주포커스자[주식] A'로 338억원이 들어왔다. 지난해 12월 30일 설정된 이 펀드는 불과 3개월 만에 300억원 넘는 돈을 끌어 모으며 '슈퍼 루키'로 부상했다.
또 한국투자엄브렐러인덱스 전환 1(주식-파생)(A)와 골드만삭스코리아 자 1[주식]종류N, 키움승부 1[주식]ClassC-I, NH-CA아이사랑적립 1[주식]Class C 1도 200억원 이상을 끌어 들였다.
반면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주식)(A)와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1(주식)(C 1)에서 2,000억원 넘는 돈이 빠져나간 것을 비롯해 미래에셋인디펜던스K- 2(주식)C 5,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 등 대형 운용사의 간판 펀드에서 출혈이 컸다.
수익률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선전이 돋보였다. 삼성KODEX조선주 상장지수[주식]가 31.88%로 국내주식형펀드 평균(10.90%)을 훨씬 웃돌며 1위를 차지했고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재간접]종류A'(28.57%), '미래에셋TIGER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26.38%) 등 상위 6개 펀드가 모두 상장지수펀드(ETF) 또는 인덱스펀드였다.
ETF와 인덱스 펀드를 제외한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KB중소형포커스자[주식]A가 23.90%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둬 수익률과 자금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는 "중소 부품업체들 중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비중을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마이다스신성장기업포커스[주식]A 1'이 16.54%로 뒤를 이었고, 자금유출 규모가 컸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1(주식)(C 1)'도 14.46%로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후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모두 5조7,680억원이 환매됐으며, 1월 2조7,380억원, 2월 1조6,930억원, 3월(28일 현재) 1조3,390억원으로 환매 규모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환매 영향으로 2월말 적립식 펀드 판매잔액 역시 1월보다 1조6,330억원 줄어든 55조1,590억원으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