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 말뚝철학이 바뀐다

기아차 낙찰을 계기로 현대의 「말뚝철학」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대의 창업자인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은 그동안 『현대 산하의 모든 기업은 말뚝부터 굴뚝까지 모두 현대가 만든 것이다. 현대는 남의 기업을 인수한 적이 없다』는 말뚝론을 펴왔다. 鄭명예회장은 『누군가 죽을 힘을 다해서 만들어 키우다가 여의치 못해 넘어가게 생긴 기업을 인수받는 것은 내 성격상 별로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겪었을 그 기업주의 노심초사와 남모르게 흘렸을 그 사람의 눈물과 고생을 나는 알기 때문』이라고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이런 현대의 문화를 고려할 때 한화에너지에 이은 기아인수는 현대의 이같은 철학에 반하는「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이번 기아차 낙찰에는 鄭명예회장이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현대는 인천제철과 대한알루미늄을 타의에 의해 사들였고, 정몽구(鄭夢九)회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국민·한남투자신탁을 인수해 남이 하는 제조업은 넘보지 않는다는 말뚝철학이 다소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었다. 현대는 지난 20일 현대자동차, 현대정공, 중공업 등 주력 계열사에 『가용한 모든 자금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본격적인 기아인수자금 확보에 들어갔다. 또 이방주(李邦柱)부사장을 단장으로한 기아실사단은 경기도 고양연수원에 베이스캠스를 차리고 재무, 법무, 상용, 공장, 기술, 자재, 판매, 마케팅, 정비, 정보, 인사 등 11개 부문으로 나눠 다음달 17일까지 실사작업을 진행한다. 【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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