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얼어붙은 소비심리 회복기미 '캄캄'

국내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으로 접어들면서소비심리도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소비를 주도하는 고소득층과 20,30대 젊은층마저 지갑열기를 꺼려 우리 경제가 당분간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경기진작을 위해 재정확대와 감세정책에 이어 '뉴딜적 종합투자계획'까지 내놓으면서 '올인'하고 있으나 투자와 소비가 오히려 뒷걸음질치는 모습을 보여 향후 전망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경기하강에 무너지는 소비심리 통계청이 4일 발표한 10월 소비자전망 조사 결과에서 소비자기대지수는 88.0으로 전달 88.9보다 떨어지며 한달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6개월뒤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 4월 99.9에서 5월 94.8, 6월 92.2, 7월 89.6으로 떨어진뒤 9월에는 88.9로 반짝회복세를 나타냈었다. 소비자기대지수가 4개월 연속 8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0년 10월~2001년 1월이후 근 4년만에 처음이다. 특히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경기지수는 지난 4월 103.6에서 6개월만에 77.0으로 수직하락하며 지난 2001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대다수의 국민이 경기비관론에 빠져있음을 보여줬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같은 비관론이 소득 수준과 연령층을 막론하고 무차별적으로나타나고 있다는 데 있다. 월평균 소득이 400만원 이상이거나 300만원대인 비교적 고소득층의 소비자기대지수는 연초까지만 해도 100선을 넘었으나 지난 5월 동시에 90대로 떨어진뒤 6개월째 100을 밑돌고 있다. 연령별로도 모든 연령대에서 기대지수가 100을 밑돌고 있어 경기비관론이 낙관론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락하는 지표..미래불안감 심화 최근 발표되는 각종 지표는 한결같이 우리 경제의 불황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말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현재의 경기상황을 말해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증가율이 6개월 연속 하강곡선을 그려 경기가 본격적인하강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여기에 올들어 지난달까지 생활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5.0%나 올라팍팍한 서민가계에 부담을 더했다.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한국은행이 이달초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조사결과'에서 제조업 업황 실사지수(BSI)는 72로 3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바닥권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줬다.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 보니 금리가 계속 떨어져도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아 경기악순환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 '입춘경기론' 무색..회복 난망 정부는 당초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내수가 부진에서 헤매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자 경제살리기를 위한 총력체제에 나섰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콜금리 인하도 수개월이 지나도록 체감경기 회복에그다지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재정확대나 '뉴딜정책'은 내년을 겨냥한 것이어서 역시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더욱이 정부가 경기진작의 카드로 내놓은 수도이전마저 위헌판결이라는 뜻하지않던 변수를 만나 경제시계를 더 흐리게 했다. 이같이 정부가 내놓고 있는 여러 대책이 약발을 받지 못하자 급기야 이헌재 경제부총리도 내년 경제성장률이 4%대 초반으로 주저앉을 수 있다고 밝혀 그동안의 낙관론에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부총리는 지난 7월 "지금은 경기가 한해중 2월초에 해당하는 입춘절기로 아직 꽁꽁 얼어있으나 봄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며 하반기와 내년 회복을 장담했었다. 민간연구소들도 당장 내수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경기회복의 관건인 민간소비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점은 오는 2006년"이라고 전망했으며 현대경제연구원도 "소비침체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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