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여수 홍소아과 병원(이제는 리노베이션시대)

◎금속마감재로 첨단·세련미 연출/30년 건물 2억여원투자 주상복합 변신/따뜻한 암홍색 칠해 30평공간 넓게 쓰기/2·3층 별도계단 설치 출입독립도 보장시내 번화가는 유행에 민감하다. 새로움을 원하는 사람들은 건축물에서도 참신한 감각을 찾고자 한다. 그러나 번화한 거리에서 건물을 헐고 신축을 하기란 쉽지 않은데 이 때 리노베이션은 적절한 대안이 된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조로 화장을 하듯, 건물도 용도와 건축주의 취향에 맞는 색채와 마감재료로 새 단장을 해야 한다. 전남 여수 중앙동의 홍소아과병원은 금속(메탈)을 주요 마감재료로 사용, 개·보수함으로써 세련된 건물로 다시 태어났다. 경량의 소재로 구조의 부담을 덜어주는 메탈은 첨단의 분위기도 함께 자아내고 있다. 개조 전에는 여기저기 타일이 떨어져 나가 있었고 비가 샜다. 지은 지 30년이 넘었으니 그럴 법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권을 대변하는 개성있는 건물로, 소아과를 찾는 부모들에게 쉼터에 들어선 기분을 선사하고 있다. 병원장인 홍순갑씨가 20년 전 이 건물을 구입할 당시 대지면적은 30.8평이었으며 1층은 소아과, 2층은 주택, 3층은 창고로 쓰이고 있었다. 홍씨는 2층은 두 딸의 방으로, 3층은 부부와 아들을 위한 공간으로 개조했다. 문제는 1층 병원이었다. 30평의 공간에는 진료실과 주사실, 접수실이 구분없이 하나였고 손님이 많을 때는 시장통이 따로 없었다. 자녀를 유학보낸 시점이 변화의 적기였다. 병원 영업을 위해 신축보다는 짧은 시간에 바꿀 수 있는 리노베이션을 택했다. 홍씨는 딱딱한 병원 이미지를 벗고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되도록 서울의 「월가디자인」에 요청했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대대적인 수술이 진행됐다. 다행히 뒷건물의 2개 층이 비어 있어 그곳을 임대해 주거와 영업문제를 해결했다. 이 정도 규모의 공사는 45일이면 가능하다. 그러나 리노베이션이라는 진단을 하며 철거하는 기간과 계단실을 따로 내는 등의 기본공사에 상당한 기간이 걸렸다. 기본 골조는 그대로 두었고 주요 구조체는 H빔으로 보강했다. 옥상에 설치된 조형물은 현란한 상업시설 속에서 이 건물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이런 디자인이 좁은 땅에 자리잡은 이 건물을 결코 작지 않은 건물로 보이게 한다. 가장 큰 변화는 주출입구 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병원의 내부 계단을 통해 2, 3층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돼 있던 것을 별도의 계단실을 두어 출입의 독립성을 부여했다. 내부로 들어가면 1층은 시원한 쇼윈도의 여성의류매장으로, 2층 소아과병원은 전반적으로 밝고 필요한 가구만을 넣어 깔끔하게 처리했다. 곡선을 사용해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고 따뜻한 암홍색을 써 30평의 좁은 공간을 넓어 보이게 했다. 여느 병원과 달리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이 따로 마련돼 있는데 소아과원장의 배려가 녹아있는 곳이다. 대기실이 상대적으로 좁아 환자가 많은 시간에는 여전히 북적댄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3층의 주택은 홍씨 부부와 아이들만 단촐하게 사는 공간으로 계획됐다. 창이 작아서 구석구석 부분조명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살렸다. 냉난방과 전기설비는 모두 바꿨다. 총 비용은 2억2천만원. 철거·구조보강 등 기본공사에 2천만원, 외벽마감 및 옥상조형물 공사 3천만원, 배관 및 보일러 공사 1천만원, 계단실 이설공사 1천만원, 여기에 목조공사 5천만원, 집기공사 3천만원, 유리 및 금속공사 3천만원, 조명 및 페인트공사 2천만원, 기타 잡비 2천만원 등이다. 리노베이션을 하기 전엔 저녁이면 활기를 띠는 상가들 속에서 불꺼진 홍소아과는 외로이 서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네온사인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는 중앙동 거리에 개성있는 모습을 뽐내고 있다. 단순한 병원이 아닌 만남의 장소가 됐다. 그리 많지 않은 비용으로 손질을 하고나니 전혀 새로운 분위기의 건물이 탄생한 것이다. 리노베이션의 효과는 예서 여지없이 발휘된다.<도움말=수목T&T (02)578­3777><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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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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