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1C 보험산업] 손보업계 지각변동 일어난다

세계 금융산업이 새로운 체제로의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21세기 국내 손해보험산업을 이끌 메가트렌드는 무얼일까.가장 큰 외형 변화는 손해보험 전문회사가 사라지고 생·손보와 은행·증권 등 모든 금융업무를 하는 금융백화점, 종합금융회사가 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변화의 단초는 바로 2000년4월부터 시작되는 손해보험상품의 가격 자유화다. ◇21세기 손보업계 변화의 전주곡, 자동차보험 가격자유화= 21세기 손보업계의 변화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지만 내년부터 시행되는 자동차보험 가격 자유화가 그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93년 보험가격 자유화방안이 발표된 이후 94년 4월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격자유화는 98년8월, 기본보험료 범위요율의 적용폭을 종전의 2배 수준인 개인 6%, 업무용 10%, 영업용 20%로 확대했다. 요율구분 요소도 차종·용도·담보종목 등에서 연령·성별·안전장치 등으로 확대함으로써 기본 보험료의 폭을 차별화, 다양화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계약자는 일률적인 보험료 부담에서 벗어나 위험도에 따른 「나만의 보험료」를 내게 됐고 보험사는 계약과 상품개발 능력, 판매채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됐다. 그러나 가격자유화의 마지막 단계인 완전 자유화가 2000년 4월에 시행되면 이 때부터 손보사의 장기손해보험상품 가운데 예정이자율, 예정사업비율, 예정신계약비율 등도 자유화된다. 동시에 계약자배당도 가능하게 된다. 보험상품의 가격제한이 없어지는 내년부터는 개별 보험사의 경쟁력과 실적은 보험료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보험료를 낮추느냐, 서비스를 높이느냐= 우리보다 앞선 98년 7월부터 요율자율화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연령 등 위험요소의 세분화를 통한 보험료 인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일본 각 손보사들의 가격전략은 보상 서비스를 통한 보험료 인상형 일률적 보험료 인하형 보험조건에 따른 보험료 차별화 등 3가지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경해상의 경우 98년 10월부터 일본 손보업계 최초로 독자적인 보험요율과 신할부제도를 반영한 리스크세분형 자동차보험 상품인 TAP(TOKYO AUTOMOBILE POLICY)를 개발,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기존의 자동차보험에서는 보장하지 않던 사람의 상해도 보상하도록 했고 피해자 자신의 과실비율에 상관없이 실손해액 전액을 보상하도록 설계됐다. 요율측면에서 TAP는 타 보험사와는 차별화된 리스크세분형 요율을 채택하고 복수차량 계약과 장기계약에 대한 할인제도를 각각 신설했다. 또 개별 리스크를 반영한 보험료 할인제도인 장기우량계약자 할인제도와 계약자가 새로 산 자동차에 대해 추가 가입하는 경우 최대 30%까지 할인해 주는 복수신규계약 할인제도를 도입했다. 우리나라도 보상 서비스를 높여 보험료를 높이는 손보사와 보험료를 내리는 손보사로 나뉠 전망이다. ◇소비자는 좋은데 손보사는 떻게 살아남나= 각 손보사들은 내년도 순보험요율제도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적정요율의 산출과 관리에서 요율운용 체제의 구축, 사업비 관리체제 구축과 절감, 전문인력 양성 등에 힘쓰고 있다. 보험료를 싸게 하기 위해선 사업비가 싸져야 하고, 그렇기 위해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업비 배분기준이 있어야 한다. 보험사는 이런 배분기준을 근거로 원가를 집계하고 배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순보험료제도의 도입에 따라 기존의 범위요율제와 자유요율제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양태의 경쟁과 그로 인한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며 『보험사업자, 보험감독당국, 요율산출기관은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가 선행되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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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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