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11일 오전10시30분 국세청 대강당. 국세청 합창단의 ‘아침이슬’이 울려 퍼졌다.
대강당에서는 2년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퇴임하는 이용섭 국세청장의 이임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청장의 이임사와 후임 청장인 이주성 국세청 차장의 기념패 증정, 국세청 직원들의 기념품 증정 등의 순서가 진행된 후 이 청장을 떠나보내는 송가로 아침이슬이 울려 퍼진 것.
이 청장은 이임사에서 “재임 2년 동안 개별기업의 세무조사에 부적절하게 개입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고히 한 것이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 중 청탁전화가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개별기업의 세무조사 내용에 대해 보고도 받지 않았고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무조사 직원 인사에서도 외부청탁이나 로비를 철저히 배제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어 “과거 권위적이고 청탁과 로비의 표적이었던 국세청 조사국이 이제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고독한 조직’ , ‘전가의 보도’처럼 존재만으로 성실신고를 유도하는 절제된 조직으로 탈바꿈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세청장이 외부에서 보기에는 힘과 권력을 가진 자리로 보이지만 참으로 고독하고 헌신과 절제가 필요한 자리”라고 지나온 2년의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