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반성 없는 아베

전몰자 추도식서 '가해' 언급 안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각의 각료 3명이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아베 총리는 참배 대신 다마구시(玉串ㆍ물푸레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공물료를 봉납했다. 아베 총리는 또 이날 정부가 주최한 '전국추몰자 추도식'에서 역대 총리들이 매번 표명해온 '아시아국들에 대한 가해와 반성'을 언급하지 않는 등 주변국 도발행위를 지속했다.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과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담당상, 이나다 도모미 행정개혁담당상 등은 이날 아침 야스쿠니를 참배한 뒤 "개인적인 참배로 외교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웃국가로부터 비판이나 간섭을 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4월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 때도 신사를 참배한 대표적인 우익성향 정치인이다. 이와 함께 일본의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90여명도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아베 총리는 참배 대신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총재특별보좌관을 야스쿠니에 보내 '자민당 총재 아베 신조' 명의로 '다마구시' 공물료를 사비로 봉납했다. 하기우다 보좌관은 "전쟁에서 희생된 영령들에게 존숭(尊崇)의 뜻을 갖고 애도를 표하며 오늘 참배하지 못한 것을 사죄해달라는 아베 총리의 전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공물료 봉납은 중국ㆍ한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자국 내 보수층의 정서를 두루 감안한 제스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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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베 총리는 이날 정부가 주최한 전국추몰자 추도식에서 '아시아국들에 대한 가해와 반성'을 언급하지 않아 파문이 일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식사에서 "역사에 겸허하고 배워야 할 교훈은 깊이 가슴에 새기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1994년 이후 역대 총리들이 매번 표명해온 '가해와 반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역대 총리의 추도식사에 매년 들어 있던 '부전(不戰) 맹세' 문구도 빠뜨렸다.

이는 식민지 침략ㆍ지배 역사에 대한 반성 및 사죄를 표명했던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역사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병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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