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DLS, 요즘 같은 투자 혹한기 구원투수로 뜬다

쉬운 투자구조·다양한 기초자산 강점… 연 8% 수익 기대<br>투자자에 익숙 ELS와 비슷한 구조… 원유·금 등 기초자산 가격 반등 점쳐<br>경기 사이클 부합 상품 출시도 매력… 인기몰이에 발행 3년새 10배 급증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요즘 국내 투자자들의 깊어가는 고민을 한마디로 대변하는 말이다. 계절은 어느덧 꽃샘추위마저 지나 봄에 다다랐지만 저금리와 부동산 등 투자시장은 여전히 혹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중소형주들이 다소 활기를 띠기 시작했지만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주요 해외 증시의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연초 수준에 머물러 있다.


더구나 직접 주식에 투자할 경우 높은 수익만큼 투자 위험성도 큰 탓에 쉽사리 투자처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는 하루 5조원대로 크게 쪼그라든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사는 A씨의 사정도 마찬가지. 지난 해 유가증권시장 내 자동차주에 투자해 수익을 냈지만 요즘에는 종목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부동산 투자에 나서거나 낮은 금리의 은행에 쌈짓돈을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는 "여러 정보가 산재한 유가증권시장과는 달리 코스닥시장에는 쉽게 접할 자료 등이 많지 않다"며 "투자하려고 해도 어떤 회사가 우량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알고 투자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던 차에 혹시나 하는 생각에 평소 알고 지낸 증권사 지점을 찾았다 비로소 답을 얻었다. 지난해부터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 파생결합증권(DLS)이 돌파구였다.

DLS의 경우 간접 투자의 하나로 원유나 금 등 기초자산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고올들어 기초자산의 가격이 크게 하락해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낮은 금리와 부동산시장 침체 등 투자 혹한기에 DLS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해 DLS 발행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정도다. 올해 들어 투자자들의 관심도 한층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월별 DLS 가입금액도 크게 늘어나는 등 일취월장하는 추세다.

투자자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는 DLS 시장의 현황과 상품 출시 추세, 투자방향 등에 대해 알아본다.

갈 곳 잃은 자금이 늘고 있는 가운데 파생결합증권(DLS)이 새로운 대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해 발행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다. 한 때 주가연계증권(ELS)에 가려졌던 DLS시장이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전문가들도 "DLS의 경우 현재 원유와 금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 상태라 앞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여러 기초자산을 혼합한 복합상품 출시도 증가해 선택범위도 넓어지고 있어 올해도 국내 DLS시장은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LS란 원자재나 금리, 환율, 원자재 등에 연동된 파생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구조화 상품이다. 주로 해외에 상장된 관련 지수의 등락에 따라 수익구조가 결정된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DLS 발행규모는 23조7,788억 원으로 2011년(12조9,858억 원)보다 10조원이나 늘었다. 단 2조원선에 그쳤던 2009년과 비교해도 3년 새 10배 이상 급증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모가 아닌 공모로 발행되는 DLS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공모물량은 3조328억원으로 2011년(2조2,454억 원)보다 1조원 가까이 늘었다. 6,228억 원에 그쳤던 2009년과 비교해서는 5배 가량 급증했다.

이처럼 DLS시장이 활기를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이미 투자자에게 친숙한 주가연계증권(ELS)와 유사한 구조의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유나 금, 은은 물론 상장지수펀드(ETF)나 부동산 등 기초자산이 다양화되고 있고 또 경기 사이클에 맞춘 DLS나 여러 기초자산을 융합한 복합상품이 꾸준히 선을 보이고 있는 부분도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즉 기존의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이라는 선입견을 확실히 깨고 또 투자자들이 선택이 쉽도록 다양한 기초자산을 마련한 게 DLS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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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다양한 기초자산을 함께 담는 복합상품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는 새로 출시되는 DLS 가운데 복합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도 증명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다양한 기초자산을 근간으로 출시된 DLS(복합상품) 발행규모는 1조6,878억원으로 2011년(1조1,413억원)보다 5,000억원 가량 늘었다. 지난 2009년(1,395억원)과 비교해서도 10배 가량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이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에 부합하는 상품이 연이어 선을 보이고 있는 점도 DLS 투자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며 "이는 DLS 내 기초자산이 다양해지고 있는 데 따라 앞으로 투자자 니즈(Needs)에 부합하는 여러 상품의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해 금리나 환율 이슈가 붉어지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가 크게 늘어난 바 있다. 2012년 금리나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 발행규모는 12조7,949억원으로 단 3년 만에 9배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쉬운 투자구조에 다양한 기초자산이란 강점을 앞세우면서 DLS를 찾는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경우 올 들어 고객의 DLS 월별 가입금액이 지난 해보다 8배 가량 늘었다. 2월 공모로 발행된 DLS에 몰린 금액은 516억원 가량으로 지난 해 월평균 수치(66억 원)보다 7.8배 급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자 지수형 ELS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대수익이 8% 내외로 높은 DLS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최근 환율이나 금리 이슈가 붉어진 데 따라 이들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이 판매하는 DLS 가운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미국 1달러 대비 역외 중국 위안화 환율(USD CNH)을 기초자산으로 한 1년 만기 원금보장 상품이다. 1년 만기시점에 역외 위안화가 달러대비 절하돼있지 않으면 7%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미국 1달러 대비 역외 중국 위안화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손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데 있다"며 "이 상품의 경우 원금은 보장되고 또 1년 후 역외 위안화가 달러대비 절하되지 않으면 시중 금리의 2배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어 투자자들이 즐겨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자산 움직임 자주 체크해야

ELS와 달리 금리·상품 등 다소 생소… 미리 정보 얻은 뒤 접근을
■ DLS 투자하려면

안현덕기자

파생결합증권(DLS)는 이자율이나 통화(환율), 실물자산, 신용평가위험 등이 오르내림에 따라 수익률이 바뀌는 상품을 뜻한다.

즉 환율이나 원유, 금, 은 등의 기초자산의 가격 방향성이 투자자 수익으로 직결되는 것. 수익의 기준이 되는 기초자산의 변화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ELS와도 유사한 구조다. 다만 기초자산에서 차이점도 있다. ELS의 경우 지수나 특정종목의 주가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지만 DLS는 이자율과 통화(환율), 원유, 금, 은, 구리, 신용평가위험 등의 오르내림으로 수익이냐 손실이냐가 갈린다.

까닭에 전문가들은 기초자산의 특성을 미리 알고 투자해야만 수익이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ELS에 투자할 경우 지수나 해당 종목의 등락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만큼 DLS도 기초자산이 되는 환율이나 원유, 금, 은 등의 가격변화 조사가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특히 최근 DLS의 기초자산 범위가 기존 이자율이나 환율, 실물자산에서 해외 부동산이나 ETF 등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어 기초자산 가격이 변화하고 있는 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ELS는 주가 연계상품이기 때문에 주식에 익숙한 사람은 어느 정도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으나 DLS의 경우 기초자산인 상품과 금리 등은 다소 생소할 수도 있다"며 "상품가격이 떨어졌다고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심리에 기대 투자하기 보다는 경제 흐름을 잘 지켜본 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금과 은 등 일부의 경우 가격 급등락이 클 수 있어 투자하기 전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DLS에 투자하기에 앞서 반드시 알아야 할 두 가지는 기초자산과 DLS란 파생상품"이라며 "기초자산이 겉으로 보기에는 환율이나 금, 은 등 가격변동을 온라인상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 만큼 수시로 체크해야 손실이란 낭패를 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겉으로 보기에는 DLS나 ELS 모두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바뀐다는 점에서 쉬운 상품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아니다"며 "일종의 파생형 상품이라는 점에서 미리 사전 정보를 취득하고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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