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ITO필름시장 한·일 격전 예고

한화L&C·LG화학 양산 돌입 등<br>국내업체 품질·기술 높이며 시장 독점 일본에 도전장<br>일본은 고품질화로 수성 나서


스마트기기 터치스크린패널(TSP)의 핵심 소재인 산화인듐주석(ITO)필름 시장에서 한일 업체간 일대 격전이 예고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L&C, LG화학,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국내업체들이 대거 시장에 뛰어들면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 온 일본업체들과 한판 전쟁을 벌이게 된 것. 이제까지는 높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니토덴코, 오이케 등 일본업체가 사실상 전세계 시장 100%를 장악하며 수익을 독식해 왔다.


하지만 국내업체들이 제품 검증을 마치고 양산에 돌입하며 본격 공세에 나섬에 따라 시장 판도의 대변화가 점쳐지고 있다. 업계는 국내업체들의 진격에 따라 수급난 해소는 물론 수입대체를 통해 국내서 일본업체를 몰아내는 또 다른 신화를 써 내려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ITO필름 독자 개발에 성공한 한화L&C는 지난 5월 양산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올 1월 시험 생산을 시작한 후 한국과 중국의 주요 TSP 모듈 업체들을 대상으로 약 4개월 동안 프리 마케팅 활동을 펼쳐 품질 개선 및 인지도 향상을 꾀했다.


특히 ITO필름은 기술 장벽이 높아 개발하고도 고품질 제품을 양산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부지기수인 반면 한화L&C는 양산을 통해 시장에서 품질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일본업체들의 아성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현재 중국 주요 스마트기기 제조업체인 화웨이, 레노보, ZTE 등에 ITO필름을 납품 중이며 지속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국내 주요 세트메이커로 납품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올 하반기 ITO필름 생산라인 추가 증설에 나서는 등 2018년까지 총 5호기의 라인을 완공해 현재 72만㎡인 연간 생산능력을 550만㎡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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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L&C 관계자는 "양산은 기존 필름 생산 기술력과 노하우에 임직원들의 노력이 모아져 ITO필름을 양산하게 됐다"며"한화L&C는 향후 전자소재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스마트기기의 기초 소재인 FCCL(연성동박적층판)부터 TSP 핵심소재인 ITO글라스와 ITO필름 등의 생산은 물론 다년간 축적된 전자소재 분야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유일의 TSP소재 토털솔루션 제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한화L&C는 지난 2008년에도 휴대폰 연성회로기판 소재인 FCCL을 국산화해 일본업체를 몰아내고 국내 전자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바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파일럿 생산 공정을 구축하고 소규모 양산에 들어갔다. 현재 그룹 계열사인 LG전자 등에 스마트폰및 태블릿PC 용 ITO필름을 공급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500억원을 들여 청주에 생산시설을 갖춘 데 이어 올해 ITO필름 생산라인 증설을 위한 추가 투자를 단행해 시장 선도 사업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LG하우시스도 최근 ITO 필름을 개발, 시험생산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함께 코오롱인더스트리도 기존 필름 생산 기술을 활용, 수년전부터 ITO필름 개발에 돌입했으며, 현재 제품을 테스트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맥스필름도 최근 제품 개발에 성공, 시제품을 내놓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 다수 화학업체들이 제품 테스트 단계에서 시제품 생산 등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업체의 수성도 만만치 않다. 니토덴코는 ITO코팅에 사용되는 PET필름과 저저항 구현 등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후발업체들의 추격이 강해질수록 그만큼 고품질의 제품을 개발해 격차를 벌이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ITO필름을 개발해도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이 부족해 일본업체에 상대가 안됐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며 "한화L&C, LG화학은 이미 양산을 통해 국내외 업체에 공급 중이고 앞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품질력을 키우게 되면 국내업체들이 니토덴코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ITO필름=전기가 통하는 투명 필름으로 스마트기기 등 전자제품의 핵심 소재로 널리 쓰인다. 현재 국내시장 규모만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전세계적으로 수요량은 약 2,300만㎡ 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향후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터치스크린패널이 노트북PC, 올인원PC 등에 적용됨에 따라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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