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만 하지 말자'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후보가`안전주행 모드'로 방향타를 설정했다.
지지도에서 열린우리당 강금실(康錦實) 후보를 큰 차이로 앞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공연히 무리수를 뒀다간 자칫 강 후보측의 막판 뒤집기 시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 대대적인 `몸조심'에 나서고 있는 것.
선거전에서 불거질 수 있는 돌발변수를 최소화하는 현상유지형 수비 전략으로 안전하게 결승점까지 연착륙하는 쪽에 방점을 찍고 있는 셈.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규정을 곧이곧대로 지키고 정도를 고수하는 등 절대로 무리하지 않겠다"며 오 후보의 스탠스를 `규정속도 준수 차량'에 비유했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를 오세훈 선거법의 실천적 완결판으로 만들겠다"며 포지티브 선거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러한 연장선에서다.
우리당의 공세에 휘말려 섣불리 역공을 펼 경우 최대 무기인 깨끗한 이미지에 생채기가 나면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쪽은 오 후보가 되기 쉽다는 게 선거캠프의 판단이다.
오 후보측은 지난 5일 13대 `말바꾸기' 사례 폭로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여당의 공격 수위가 점점 높아지더라도 맞불식 네거티브 선거전은 최대한 피해간다는 방침을 세워둔 상태다.
같은 맥락에서 오 후보측은 한나라당이 집중 부각시키고 있는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기 보다는 철저한 인물론으로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정권 심판론을 등에 업을 경우 결국 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게 될 수밖에 없기때문이다.
오 후보는 선거 직전까지 10여차례에 걸쳐 잡혀 있는 각종 토론회에서도 공세적 발언을 가급적 피하며 차분하고 겸손한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오 후보 스스로도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끝까지 겸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연일 몸을 낮추고 있다.
캠프 차원에서도 "지지율 우세로 자만심에 빠져선 안된다"며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실제로 CBS가 지난 3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 조사한 결과 오세훈 후보 52.2%, 강금실 후보 31.1%를 각각 기록, 오 후보가 강 후보를 21% 포인트 가량 앞섰으나 일주일전 조사에 비해선 격차가 5% 포인트 가량 좁혀졌다.
이와 함께 오 후보가 토론회 이외에 대언론 접촉을 자제하고 있는 것도 혹시 모를 돌부리에 채이지 않기 위한 안전 위주 전략의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