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출신인 미겔 파하레스(75) 신부가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의 성요셉병원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나이지리아에서는 라이베리아 출신 에볼라 환자(지난달 사망)를 치료했던 8명의 의료진 가운데 이미 양성 판정을 받은 의사 1명 외에 7명도 의심 증세를 보여 격리조치 이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사업차 시에라리온을 방문하고 귀국한 40대 사우디아라비아 남성도 의심증세를 보여 격리돼 검사를 받고 있다고 사우디 보건당국이 밝혔다.
WHO는 6~7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논의한다. 비상조치가 선포되면 국가 간 공조체제 가동, 여행규제 조치 등이 시행된다. WHO에 따르면 4일까지 서아프리카의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나이지리아에서 확인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1,603명이며 이 가운데 887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미국 CBS방송은 에볼라 발병국 중 하나인 라이베리아에서 활동하는 의사를 인용해 서아프리카의 실제 에볼라 감염·사망자 수가 WHO 공식 집계보다 최소한 50% 이상 많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주민들이 에볼라 환자 발생 보고를 꺼리고 의심 증세를 보이는 친지를 숨기거나 감염자의 시신을 몰래 매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에볼라에 감염된 미국인 2명 중 나머지 1명도 본국으로 돌아갔다. 서아프리카에서 구호활동을 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낸시 라이트볼(59)은 5일(현지시간) 특별호송기편으로 조지아주 공군기지에 도착해 애틀랜타 에머리대 부설 격리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실험용 에볼라 치료제 지맵(Zmapp)을 복용한 후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귀국길에 오르기 전 남편에게 평소 즐겨 먹는 라이베리아 전통 감자수프와 커피를 요청할 정도로 식욕이 좋아졌다고 선교단체 관계자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