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7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9ㆍ11 테러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후세인이 알 카에다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후세인이 9ㆍ11 테러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16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후세인이 9ㆍ11 테러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 데 이어 나왔다.
뉴욕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딕 체니 부통령이 14일 NBC 방송에 출연, 후세인과 알 카에다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한 것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체니 부통령은 미국인 다수가 후세인 전 대통령이 9ㆍ11 테러에 연계돼 있다고 믿는다는 최근 여론조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이라크에 민주화가 정착하면 9ㆍ11 테러 세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부시 대통령은 지금까지 후세인의 9ㆍ11 테러 직접 연계 가능성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9ㆍ11 후 “미국은 후세인이 가하는 위협이나 후세인의 무기가 테러범들의 손에 들어갈 수 있는 위험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느슨한 관련성을 시사했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