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총선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28일 오후 시내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3차 임시전당대회에는 행사가 시작된 오후 1시20분께 등록 대의원 1만857명 가운데 6,622명(61%)이 참석, 당 일각의 당초 우려를 씻어냈다.
당 관계자들은 이후에도 대의원들의 입장이 이어져 행사장이 가득 차자 예상보다 높은 참석률에 고무됐다. 유종필 대변인은 “대의원들이 위기의식이 있는데다 조순형ㆍ추미애 후보간 `빅 매치`가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오늘은 50년 뿌리에 봄비가 내리는 날”이라고 흡족해 했다.
식전 행사에선 60, 7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과 97년 대선을 통한 정권교체 등에 관한 영상자료가 소개됐고, `아침이슬`, `내 나라 내 겨레`, `타는 목마름으로` 등 익숙한 운동가요가 연주되는 등 민주당의 역사성과 정체성 부각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태식 전당대회 의장은 개회선언에서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과 그를 추종하는 일부의 정치적 배신으로 두 동강 났다”며 “분연히 좌절의 늪을 딛고 일어서 당을 재건하자”고 말했다.
박상천 대표는 개회사에서 “백만 당원의 노력으로 당선된 노 대통령이 탈당한 것은 조강지처가 삯바느질로 남편을 출세시켜 놓으니 출세하자 마자 새 장가를 가겠다는 남편에 비유할 수 있다”며 “대의원들이 지혜로운 판단으로 지도부를 뽑아주면 반드시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와 열린우리당 이재정 총무위원장, 민국당 최도열 사무총장 등이 축하사절로 참석했다.
박관용 국회의장, 단식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열린우리당 김원기 공동의장, 자민련 김종필 총재, 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 대표, 국민통합21 신낙균 대표, 김창성 경총 위원장 등이 화환을 보내 축하했으나, 노무현 대통령의 화환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6월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도 화환을 보내지 않았으며, 앞으로 열린우리당이 전당대회를 할 경우에도 대통령의 화환이 가지 않을 것”이라며 “(관행적으로) 창당대회 때만 보낸다. 지난번 열린우리당은 창당대회였기 때문에 화환과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전당대회를 분당 사태 이후 위기에 처했던 당 체제를 안정시키는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지만 당 조직의 절반 이상이 무너진데다 극심한 재정난 속에서 치러지는 행사인 만큼 집권여당으로서 치렀던 지난 2000년 8.30 전당대회와 2002년 4.27전당대회에 비해 규모와 화려함을 대폭 줄였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