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8월 19일] 경쟁력 뒤지는 미국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연방정부 및 주정부 평균 법인세율은 39.3%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이제 미국의 법인세율은 국제사회 평균보다 50%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다른 나라들이 지난 17년간 꾸준히 법인세율을 낮춰온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세율과 경제성장의 관계를 연구한 최근 OECD 조사에 따르면 법인세가 높을수록 경제성장이 지체되며 투자도 가로막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고수익ㆍ고성장 기업일수록 세율에 민감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미국 정치인들은 아직도 포퓰리즘 속에 빠져 있다. 이번달 초 바이런 도건 노스다코타주 상원의원은 미 회계감사원(GAO)의 조사를 인용, 지난 2005년 미국 대기업의 28%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영리 세금 연구기관인 택스파운데이션은 곧바로 반박 의견을 냈다. 세금을 내지 않은 대기업의 85%가 8억6,200만달러의 적자를 본 제너럴모터스(GM)를 포함해 손실을 기록한 기업들이라는 것이다. 결국 GAO의 데이터는 법인세율 인하의 또 다른 근거다. 그렇다고 무조건 법인세를 인하할 일은 아니다. 유럽 국가들이 징수하는 법인세의 총액은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0%에 달한다. 2007년 미 재무부 조사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이지만 총액은 GDP의 3.4%에 달하는 반면 미국은 법인세율이 39.3%라도 GDP의 2.5%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은 세금체계가 아니라 돈에 집착하는 기업인들이 문제라는 엉뚱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여러 가지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연방정부의 법인세율만이라도 35%에서 25%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그래도 미국의 평균 법인세율은 세계 법인세율 평균보다 5%포인트 높다는 단점이 있다.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원 등이 제안한 것처럼 법인세를 부가가치 소비세로 대체하는 방안도 하나의 해법이다. 정부의 세입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완전한 대안이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세제 개혁이 늦춰질수록 미국은 기업하기 나쁜 나라가 된다. 지난 18개월 동안 독일ㆍ터키 등 20개국이 법인세를 인하했다. 이들 국가들은 미국의 자본과 일자리를 빨아들이고 있다. 미 의회가 어려운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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