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국 성장은 개도국의 희망… 책임감 가질 때"

김용 세계은행 총재 방한<br>아프리카 잠재력 주목할 필요<br>북한 변화 있다면 지원 할 것

김용(오른쪽 네번째) 세계은행 총재가 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오찬간담회에서 김윤(왼쪽) 대림산업 부회장, 현정은(왼쪽 세번째) 현대그룹 회장, 이승한(오른쪽) 홈플러스 회장 등과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3일 "전세계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성장을 보며 희망을 갖고 있으며 저 역시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이제 한국도 이에 걸맞은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그러면서 "(세계은행은) 북한에 대해서도 북핵 문제 해결 등 정치적 변화가 있다면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용 총재는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강연에서 "한국은 과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가나보다 낮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OECD-DAC)의 원조를 받던 나라였지만 지금은 전세계에서 네 번 째로 특허를 많이 보유한 국가로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특히 "대한민국의 성장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한국이 과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전한 유일한 국가인 만큼 이런 경험을 살려 정부뿐 아니라 한국 기업도 개발도상국의 지원과 개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특히 아프리카를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과거 한국이 경제학자들의 예상과 달리 현재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것처럼 아프리카 역시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 그는 "한국전쟁 전후 개발 관련 경제이론서를 보면 한국은 희망이 없다고 했다"면서 "6.25전쟁이 경제 발전을 저해한다고 봤고 당시 영어권 국가였던 필리핀의 성장 가능성을 한국보다 더 높게 봤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경제학자들은 아프리카에 대해서도 동일한 이론을 펴고 있다"고 지적한 뒤 "하지만 아프리카를 여러 번 방문하면서 가능성과 희망을 봤다. 고속성장의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콩고·르완다·말리 등 아프리카 지역은 (과거 한국전쟁처럼) 분쟁이 존재하지만 엄청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부르키나파소의 경우 매년 6%대의 경제성장을 하면서 전세계 전기료의 6~7배를 내고 있을 만큼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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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재는 아프리카 지역 사람들이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관심을 보인 사실도 소개했다. 그는 "이디오피아를 방문했을 때 그곳 사람들이 새마을운동에 궁금해하고 공부를 하고 있더라"면서 "중국이나 일본의 성장모델은 따라할 수 없지만 한국의 모델은 따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을 새로운 등불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세계은행의 회원국은 아니지만 북한에 대해서도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이 북핵 문제 해결 등 정치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김 총재는 "(북한 지원과 관련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많은 이야기를 한다"면서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은 북한의 개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북한이 북핵 문제 해결과 같은 정치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면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패쇄된 국가들도 민주주의 발전의 장점을 경합하고 있다"면서 "북한도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가 그들이 필요한 경제발전의 발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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