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청와대 비서관 사칭해 취업 … 대우건설도 당해

청와대 비서관을 사칭해 대기업에 취업한 사기꾼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우건설 사장도 거짓말에 속아 그를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부탁이라고 속여 취업한 조모(53)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7월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재만"이라며 "조 장로를 보낼 테니 취업을 시켜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튿날 사장실로 찾아가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보내서 왔다"며 신학대 석사, 대학 겸임교수 등 가짜 이력을 적은 입사원서를 냈다. 대우건설은 이에 속아 한 달 뒤 조씨를 사무직종 부장직급으로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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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올해 7월 말 대우건설에 퇴사한 뒤 이번에는 KT 취업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휴대폰 번호도 이 비서관과 비슷한 번호로 개통한 뒤 황창규 KT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재만 비서관인데 사람을 보낼 테니 만나보고 원하는 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날에는 황 회장을 찾아가 "VIP 선거 때 비선조직으로 활동했고 10여년 전부터 VIP를 도왔다. 우리 집에 방문한 적도 있고 지금도 한 달에 한두 차례 면담한다"며 없는 사실을 꾸며냈다.

하지만 황 회장은 조씨를 수상히 여겨 그의 신분을 비서실을 통해 확인한 뒤 청와대로 통보했고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조씨의 사기행각은 들통이 났다.

조씨가 사칭한 이 비서관은 세간에 '만만회'의 일원으로 알려져 있다. 만만회는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 옛 보좌관 정윤회씨의 이름을 딴 것으로 일부 야당 의원들은 만만회가 박 대통령의 비선라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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