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거래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중 43개사의 주주총회가 일제히 열렸으나 예년과 달리 큰 마찰 없이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삼성ㆍLG 그룹 계열사들의 일부 주총장에서는 주가하락과 주주 배당률 등에 대한 소액주주의 항의가 있었으나 이사회 의결 사항이 모두 승인되는 등 큰 소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주총에서 거론할 특별한 이슈가 없기 때문에 법정에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공식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이번 주총에서는 기업 지배구조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않은 대신 주주 배당률이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이 때문에 일부 소액주주들이 한 때 회사측과 고성을 주고받는 소동이 빚어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소액 주주들이 “배당금이 너무 적다”, “주총에도 나오지 않는 이건희 회장을 또 사내이사에 선임해야 하느냐”는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휴대폰, 시스템LSI 등에 대한 투자 등을 위해 최대한 현금보유를 늘리기로 한 점을 널리 이해해 달라”며 “배당금과 관련한 불만이 많은 만큼 올해부터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 이익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 통합지주회사 출범으로 마지막 주총을 치른 LGEIㆍLGCI의 경우에도 소액주주들이 “배당이 적다”, “주가가 너무 떨어졌다”며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반면 6년만에 주주배당을 실시한 삼성중공업과 상대적으로 배당금(2,000원)이 높은 삼성SDI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대체로 만족한 모습이었다.
○… 삼성 그룹 11개 계열사는 이날 주총을 통해 임원보수 한도액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임원보수한도액 500억원 중 368억원만 집행되는 등 임원보수 한도액을 90% 이상 소진한 계열사가 없는 데다 소액주주들의 임원보수가 높다는 의견을 적극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계열사 대부분이 스톡옵션과 관련된 정관을 개정, 스톡옵션 행사 가격을 조정하거나 제공 대상을 제한키로 했다.
○… 삼성전자는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입각한 진대제 전 사장의 후임 이사를 선임하지 않음에 따라 사내이사(6명)보다 사외 이사(7명)가 앞서는 구도가 됐다. 주우식 상무는 “사외이사가 많아지면 경영 투명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진 사장 후임 인선을 위해 임시주총을 별도로 열 필요가 없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김석수 전 총리의 입각으로 공석이었던 사외이사에는 정귀호 변호사가 선임됐다.
○… 삼성전자는 주주총회 개최에 앞서 클래식 공연을 연출, 눈길을 끌었다. 뮤직앙상블 현악 3중주 팀이 맡아 두차례 G선상의 아리아, 타이스 명상곡 등을 연주한 이날 공연 행사는 참석자들로부터 `참신하다`는 찬사를 자아내게 했다.
<산업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