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최고의 혁명·정치가 '정도전' 재조명

■ 조선최고의 사상범 (박봉규지음, 인카운터 펴냄)


오랜 직업관료를 거쳐 기업인으로 변신한 박봉규 대성에너지 사장이 정도전을 조명한 '조선최고의 사상범'이라는 책을 펴냈다. 저자는 "정도전은 오늘날까지도 이방원이 만든 프레임에 갇혀 부정적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사실을 들여다보면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백성을 위해 한글을 창제한 세종만큼, 아니 그보다 더 백성을 사랑한 인물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는 정도전을 '백성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었던, 마르크스보다 더 혁명적이며, 마키아벨리보다 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조선을 만들어갔던 사람이라고 묘사한다. 또 정도전을 통해 2012년 우리가 당면한 사회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기도 하는데 사회 양극화, 교육 문제, 공무원 부패, 세금, 부동산 문제 등이 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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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민본사상을 구현하기 위한 '조선경국전'의 집필, 한양 천도, 농업 장려를 통한 국가 재정 개선, 병서를 짓고 진법을 만들어 군사를 훈련시킨 업적 등을 나열하며 요동정벌을 꿈꾸었던 삼봉의 기상을 소개하기도 한다. 저자는 정도전이 고려 왕조를 배신하게 된 배경에 관해 "정도전이 '맹자'를 탐독하면서 민본사상에 눈을 뜨고 이 민본ㆍ애민사상이 나중에 그의 정치사상의 뿌리를 이루게 된다"고 주장한다.

"성리학에서 말하는 통치권은 하늘의 명령, 즉 '천명'으로부터 부여되므로 천명이 떠난 통치권은 소멸되고 다른 천명이 내려진다" 며 정도전의 회절을 백성을 위한 결단으로 묘사하는 대목은 정치가 그들의 과오를 국민들을 위한 결단으로 치부하는 오늘날 현실과 오버랩 돼,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씁쓸한 금언을 떠올리게도 한다.

정도전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다소 과한 측면도 있다. ''이미 700년 전에 그는 우리가 마주할 모든 문제에 답을 만들어놓았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다시금 정도전에게 길을 물어야 할 것이다.'와 같은 대목이 그런 것이다. 1만6,000원

우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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