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의 연령별 양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40대 이상 장년층 취업자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20~30대 일자리는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속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면서 '괜찮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의 질은 개선되지 않는 대신 양만 늘고 있는 셈이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는 2,547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36만명 늘었다. 이는 지난해 10월(39만6,000명)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올해 월별 취업자 증가폭은 20만~30만명대 초반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외형적 수치와 달리 고용시장의 질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50대 이상 장년층의 일자리만 급증해 일종의 착시효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9세 일자리가 전년 대비 3만5,000명 줄었고 30~39세 취업자 역시 2만3,000명 감소했다. 이와 반대로 50~59세 일자리는 26만9,000개 증가했고 60세 이상 취업자도 15만1,000명 늘었다. 취업시장의 연령별 양극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대 일자리의 경우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지난해 6월 7.7%에서 1년 만에 7.9%로 0.2%포인트 상승했다. 25~29세 실업률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같은 기간 6.7%이던 실업률이 7.2%로 뛰었다.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학교에 남거나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인구는 사실상 준실업 상태인데도 실업률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를 살펴봐도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할 수 있는 상용근로자의 증가폭은 59만3,000명에 그쳐 지난 2월 이후 넉달 만에 50만명대로 주저앉았다. 제조업 취업자의 경우 9만6,000명 늘어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폭은 점차 둔화하고 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추경 등 긍정적인 요인과 미국 양적완화 리스크 등 부정적 요인이 뒤섞여 있어 향후 고용시장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