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거리두기 관객엔 재미두기 '역원근법' 풍경화 등 초현실주의 작가·팝아티스트 작품전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로버트 크롬의 'Hannalores Back'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Interior with Ajax' 가까이 있는 물체를 크게 그리고, 멀리 있는 물체를 작게 그리는 원근법을 역으로 이용한 이른바 ‘역원근법’(Reverspective)의 입체 풍경화, 만화적 표현기법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팝아트 등 복잡한 듯 다양한 현대 미술 사조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곳곳에서 열린다. 영국 초현실주의 작가 ‘패트릭 휴즈 개인전’(박여숙 화랑)과 로이 리히텐슈타인ㆍ존 웨슬리ㆍ로버트 크롬 등 미국의 대표 팝아트 작가들의 대표작을 모은 ‘아메리칸 퍼니즈(American Funnies)’(갤러리 현대) 등이다. 정지한 듯 움직이는 듯 보는 재미를 더하는 패트릭 휴즈의 작품은 관람객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서있는 위치에 따라 그림이 달라보여 관람객은 저마다 그림을 보는 각도를 찾느라 분주하다. 언어학을 전공한 패트릭 휴즈는 정규 미술학교 과정을 밟지 않고도 스스로의 미술세계를 찾은 드문 작가로 유럽과 미국의 미술 시장에서 매년 30%씩 작품값이 상승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입체적인 그림의 기법을 살리기 위해 캔버스 위에 나무판자를 덧대는 실험도 마다하지 않는다. 패트릭 휴즈 작품의 주제는 전시회장ㆍ도서관ㆍ풍경 세가지로 요약된다. 전시에는 그의 주제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작품 21점이 선보인다. 책이 빼곡히 꽂힌 도서관과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나 베네치아의 건물이 물위에 둥둥 떠 있는 듯 비현실적이지만 책ㆍ건물 등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을 표현하고 있다. ‘마그리트 하기’는 관람객들을 아예 초현실주의 대표 작가 마그리트 대표작이 걸린 전시회장을 옮겨놓는다. 전시는 12일부터 26일까지(02)549-7574. 국내 미술품 경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로이 리히텐슈타인. 경매에 나온 것은 대부분 판화지만 이번에는 그의 원화ㆍ콜라주ㆍ입체 등 다섯 점이 전시된다. 최근 미국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존 웨슬리, 로버트 크럼 등 대중적인 이미지로 예술을 창조하는 작가도 관람객을 즐겁게 한다. 이들은 모두 미키마우스ㆍ뽀빠이ㆍ 도널드 덕 등 미국을 대표하는 만화와 함께 성장하면서 이를 예술로 발전시킨 작가들이다. 냉소적이지만 재치가 넘치는 표현방식으로 사회의 모순을 그려 온 작품에서 현대인의 특징인 반복성 등 미국 현대 미술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존 웨슬리의 작품은 1970년대 초기 작부터 최근 작까지 다양해 시기별로 변화해 온 그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장당 1,000만원에 판매될 예정인 로버트 크럼의 만화는 파괴적이면서 퇴폐적인 미국 언더그라운드 작가의 문화가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 국내에서도 매니아를 확보한 크럼의 작품은 번역본과 함께 전시돼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전시는 31일까지 (02)2287-3515 입력시간 : 2006/05/09 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