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ETF 경쟁 2라운드 막 올랐다

우리운용 KOSEF 200 등 보수 인하<br>한국운용 업계 첫 합성 ETF 출시 맞불<br>"1지수 1ETF 원칙 어겼다" 신경전도


우리자산운용이 올 들어 업계 처음으로 상장지수펀드(ETF) 보수 인하를 단행하자 다른 운용사들도 신상품 개발과 인력 보강에 나서 연초부터 ETF 경쟁 2라운드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자산운용은 ‘KOSEF 200’을 포함한 ETF 4개의 총 보수를 전격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5일부터 ‘KOSEF 200’의 보수는 기존 0.34%에서 0.15%로 인하되고‘KOSEF 고배당’,‘KOSEF IT’,‘KOSEF Banks’의 총 보수도 종전 0.50%에서 0.10%포인트 낮춘 0.40%로 인하한다.


우리자산운용이 보수 인하에 나선 것은 올 들어 한국투자신탁운용에 ETF 순자산 3위 자리를 빼앗기면서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자산운용의 ETF순자산은 9,397억원으로 한국운용(8,445억원)을 앞서며 간신히 3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올해 2월 현재 우리운용 순자산은 9,708억원으로 한국운용(9,990억원)에 밀려났다. 우리운용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한국운용은 중국 본토 ETF 흥행에 성공하면서 급속도로 몸집을 불린 것이다. 김동석 우리자산운용 마케팅전략팀 차장은 “원래 우리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ETF 시장의 개척자로 볼 수 있는데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KOSEF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올해 보수 인하를 시작으로 기관 영업 역량 강화, ETF 연계상품 개발, 고객 개척 등의 계획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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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인하뿐만 아니라 신상품 개발 경쟁도 뜨겁다. 지난해 중국본토 ETF 상장으로 투자자들에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한국투자운용은 올해 6월 업계 최초 합성 ETF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합성ETF는 보통 ETF와 달리 운용사가 아닌 증권사나 투자은행(IB)이 사실상 운용을 맡고 증권사의 투자 성과에 따라 가격이 움직인다. 한국운용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월드지수와 이머징마켓을 추종하는 합성 ETF는 해외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합성 ETF 가격을 추종하는 재간접형태로, 미국하이일드채권과 이머징마켓채권을 추종하는 합성 ETF는 성과를 교환할 증권사를 선정해 스왑 방식으로 상장시킬 계획이다.

심재환 한국운용 ETF운용부문장은“현재 성과를 교환할 국내 증권사와 해외증권사를 물색하고 있다”며 “거래소와 협의해 올해 6월 6개의 합성 ETF를 한꺼번에 상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TF시장에서 다소 뒤쳐져 있는 KB운용도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KB운용은 최근 ETF 전략팀 인력 2명을 확충해 ETF 부문을 보강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합성 ETF 상장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ETF 경쟁이 거세지면서 ETF‘빅3’ 운용사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업계 최초로 ‘CSI300’지수를 추종하는 중국본토 ETF를 상장한 한국운용은 최근 미래운용도 CSI300을 추종하는 중국 본토 ETF를 출시계획을 밝히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소규모 ETF난립을 막기 위해 ‘1지수 1ETF’원칙을 밝혔는데 미래운용이 이를 어기고 있다는 것이다. ‘CSI3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출시를 준비했던 일부 운용사는 한국운용의 반발로 ‘CSI100’지수 추종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운용과 미래운용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전날 미래운용이 자사의 코스피 200 추종 ‘TIGER 200’의 설정액이 코스피200추종 ETF중 1위라고 밝히자 삼성운용이 ETF 규모는 설정액이 아닌 순자산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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