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월 20일] 민폐 끼칠수 있는 '현장방문'

SetSectionName(); [기자의 눈/1월 20일] 민폐 끼칠수 있는 '현장방문' 임세원 기자 (정치부) why@sed.co.kr

에코지능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환경보호를 위한 선택이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 아는 능력이다. 예컨대 비닐봉투 대신 면으로 만든 장바구니를 선택하지만 환경오염 배출 정도는 면이나 비닐이나 매한가지다. 하지만 에코 지능이 낮은 친환경주의자는 자신 있게 면 장바구니를 택할 것이다. 선한 의도만 믿고 무심코 잘못된 행동을 하는 셈이다. 국회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 몇몇이 17일 지진으로 난리통인 아이티로 날아간 일을 말한다. 당직자를 포함해 약 6명인 이들은 구호활동을 벌인다고 한다. 하지만 구조작업에 전문적이지 않은 타국의 국회의원 몇명을 아이티 국민들이 얼마나 환영할지 의문이다. 그렇잖아도 몰려드는 기자들을 향해 아이티 국민들이 "기자 말고 의사가 와달라"고 항변한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아이티 대통령을 비롯한 이 나라 국민들은 산발적인 관심보다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구호를 호소한다. 유럽연합 27개국이 함께 회의를 열어 긴급구호와 중장기 국가재건 지원을 결정한 것도 그래서다. 무조건 현장에 가기 전에 효율적인 대책을 세우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고통 받는 아이티 국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의 의도는 좋다. 하지만 본격적인 구조활동경험이 없는 몇몇 의원이 현장에 가면 어떤 도움을 줄까. 오히려 현장 안내와 사진을 찍기 위해 실무진의 시간을 뺏지는 않을까. 그동안 국내에서 각종 재해가 발생했을 때 의원들이 몰려가 브리핑을 받느라 관계자들을 '괴롭히던' 일을 아이티에서 반복한다면 그야말로 민폐를 끼치는 일이다. 국회가 현장부터 달려가기보다 정부의 아이티 지원을 점검해야 한다. 이번에 한국이 아이티에 1,000만달러 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처가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전례가 없었기 때문일 터인데 국회가 획기적인 시각변화를 이끌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앞으로 원조지원국이 된 우리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국회가 똑똑하게 뒷받침 해주기를 기대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