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표이사 횡령, 감자, 출자법인 부도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 엠피오의 배후에 전문적인 악덕 기업사냥꾼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 증권 감독당국 및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엠피오는 지난해 말 자금 사정이 어려워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면서부터 머니 게임에 휘둘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100% 확실하지는 않지만 (기업사냥꾼에 휘둘렸을 것으로) 강하게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엠피오는 지난해 12월 세 차례에 걸쳐 100% 자회사인 디지털웨이에 총 90억원의 금전을 대여했다. 그러나 엠피오는 2004년 영업적자 50억원, 순손실 242억원에 이어 2005년에도 영업적자 89억원, 순손실 212억원을 기록한 상태여서 이 자금이 외부 자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MP3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엠피오가 지난해 하반기 자금 사정이 어려워 외부 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엠피오는 기업사냥꾼이 회사 자금을 빼돌리는 전형적인 수법으로 당했다.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본부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기업사냥은 대개 사채업자가 자금력이 부족한 대주주에게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면서 시작된다. 사채업자는 이후 대주주와 공모 등을 통해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증자 자금을 대주주가 횡령하도록 한 뒤 이를 챙기는 수법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횡령 전 장부상의 숫자를 맞추기 위해 비상장업체에 대규모 출자를 하거나 주가를 띄우기 위해 호재성 공시를 내는 일도 빚어진다. 엠피오는 지난 4월18일 우중구 전 사장의 지분 및 경영권을 SWNET의 강신우 대표에게 넘겼다. 이후 한달 뒤 엠피오는 자본금 20억원에 매출액 153억원, 순손실 17억원(2005년 기준)을 기록한 비상장업체 SWNET의 주식 300만주(73.89%)를 64억5,000만원에 취득했다. 엠피오는 지난 5월 19억8,000만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을 비롯해 ▦6월 19억8,000만원 제3자배정 유상증자 ▦7월 47억1,100만원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8월 142억5,000만원 일반 공모 등을 통해 자금을 끌어들였다. 또 ▦7월 대산아이티와 합병을 위한 외부평가 계약 ▦9월 MP3 부문 흑자전환 위한 컨설팅 계약 ▦금광 개발에 관한 MOU 체결 ▦10월 바이오디젤 사업진출을 위한 전략적 제휴 등 호재성 공시도 잇따라 발표했다.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은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맺은 업체들 중 대표이사가 자주 바뀌거나 소액공모를 자주 실시하는 기업들에 대해선 투자를 신중히 해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