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실적부진 타파"…삼성 LCD사업부 조직 개편

대팀제 도입·기능별 전문성 강화…임원 10여명 감축

삼성전자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LCD사업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대팀제를 도입하고 기능별로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소규모 그룹 조직이 팀제로 통합되고 10여명의 LCD사업부 임원이 연말까지 안식년 제도나 비상근으로 전환한 뒤 연말에 최종 거취를 결정, 자연스레 인력 구조조정 효과까지 얻겠다는 복안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월1일자로 LCD사업부에 대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LCD사업부 실적이 좋지 않고 앞으로의 전망마저 불투명해 임원들을 중심으로 한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삼성전자는 조직개편이라는 카드를 통해 이 같은 불확실성을 정면으로 뚫고나가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번 사업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 수도 상당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LCD사업부의 임원은 80여명에 달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10여명의 임원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안식년 또는 비상근으로 전환돼 최종 거취는 연말 임원 인사 때 결정될 예정이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연말 인사를 앞두고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장원기 사장을 최고경영자(CEO) 보좌역으로 전보하고 LCD와 반도체 부문을 통합해 DS총괄체제로 변경했다. 아울러 LCD 부문 부사장 2명도 교체해 연말께 임원들에 대한 후속인사가 예상돼왔다. 이 같은 조치는 여러 기능별로 나뉘어진 그룹을 소수의 팀으로 통합해 조직의 의사결정 속도를 빨리 하고 나아가 대팀제로 운영되면서 팀 내 시너지 효과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아울러 임원 수도 줄여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도 엄중히 묻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직개편은 특히 7월 반도체와 LCD를 통합해 DS총괄제로 변경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이뤄진 조치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7월 DS총괄제를 신설할 때만 해도 연말 인사를 앞두고 파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였지만 이후 또다시 두 달 만에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는다는 것이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LCD사업부의 경쟁력 강화와 조직 안정성을 위해 결정이 내려졌다"며 "후속인사 계획은 없고 이후 LCD사업부는 내부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현재의 LCD사업부 실적악화를 단순히 사이클상의 저점으로 파악하기보다는 대규모 투자 이후 나타난 실적악화로 심각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구조적인 불황에 LCD사업부가 전혀 대처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해 대팀제라는 특단의 카드를 내놓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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