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K팝 열풍 등에 힘입어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수여하는 '제3회 한국국제교류재단상'을 수상한 손호민(78ㆍ사진) 하와이대 동아시아어문학과 교수는 15일 시상식에 앞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학계에서 '한국어 보급의 아버지'로 통하는 손 교수는 북미 지역 한국어교육 활성화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국제한국어학회ㆍ미국한국어교육자협회와 한국어교육연구센터 설립을 주도하고 영어권 대학에서 활용되는 교재를 개발하는 등 한국어 보급에 힘써왔다.
손 교수가 미국의 한국학 및 한국어 교수들과 함께 작업해 지난 2000년 출간한 KLEAR(Korean Language Education and Research Centerㆍ하와이대출판부) 교재는 영어권 80여개 대학에서 한국어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가 하와이대 마노아캠퍼스 조교수로 부임하던 1972년만 해도 한국어를 수강하는 학생은 30여명에 불과했지만 한류 붐과 K팝 열풍에 힘입어 올 가을학기 480명으로 불어났다. 400여명인 중국어 수강생도 제쳤다.
손 교수는 "얼마 전 한국어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류 열풍 때문에 한국어를 배운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며 "한류가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지만 이를 계기로 한국어를 배우고 앞으로 한국학을 전공하게 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어 보급에 반평생을 바쳐온 노학자는 아직 현역에서 은퇴할 생각이 없다. "지금 제 밑에서 박사 학위를 받으려고 공부하는 제자가 10여명입니다. 장차 제 뒤를 이어 한국어와 한국학 보급에 앞장설 이들이 공부를 잘 마치고 졸업할 때까지 보살펴주는 게 제 마지막 사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