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들의 필드 밖 취미는 뭘까. 흔히들 '밥 먹고 골프만 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골프가 우선 순위지만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미국 골프닷컴은 프로들이 골프 다음으로 시간을 쏟아 붓는 취미를 '마이 세컨드 러브(My second love)'라는 제목으로 최근 소개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올해 우승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맷 쿠차(34ㆍ미국)는 테니스광이다. 1년에 최대 90일을 테니스코트에서 보낸다. 쿠차는 "보리스 베커(독일의 유명 테니스선수)처럼 되고 싶었다. 어릴 때만 해도 골프는 나이 든 사람들을 위한 운동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애덤 스콧(호주)도 골프만큼 테니스를 좋아한다.
헌터 머핸(30ㆍ미국)과 벤 크레인(36ㆍ미국), 리키 파울러(24ㆍ미국)는 '골프 보이스(Golf Boys)'를 결성해 뮤직비디오를 만들 정도로 절친하지만 노래와 랩 빼고는 취미가 다 다르다. 머핸은 자동차 개조 마니아다. 현재 보유 차량은 6대. 그는 "자동차 개조는 골프와 닮았다. 연습과 대회를 통해 개선점을 발견하고 고쳐나간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한다. 크레인은 탁구에 미쳐 있다. 집에 탁구대도 있다. 어딜 가든 탁구라켓을 챙기는 필 미컬슨(미국)과 프레드리크 야콥손(스웨덴)이 크레인의 '핑퐁 친구들'이다. 파울러는 여가 때마다 모터사이클에 오른다. 어릴 적 큰 사고를 당하고도 끊지 못할 만큼 애정이 깊다.
모터사이클 하면 폴 에이징어(52ㆍ미국)를 빼놓을 수 없다. PGA 투어에서 통산 12승을 쌓은 뒤 지금은 시니어 투어에서 뛰는 에이징어는 1년에 5만5,000마일(약 8만8,000㎞)을 달린다. 모터사이클로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다. 이 밖에 마크 캘커베키아(52ㆍ미국)는 요즘도 최고 279점을 찍는 볼링의 '초고수'이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브리타니 린시컴(27ㆍ미국)은 쇼핑보다 낚시를 더 좋아한다.
국내에서는 배경은(27ㆍ넵스)과 황인춘(38)이 눈에 띈다. 배경은은 자동차 레이싱, 황인춘은 색소폰 연주가 취미다. 여자골프 상금 선두인 김자영(21ㆍ넵스)은 종영한 TV 드라마를 휴대용 기기로 몰아서 보는 것이 유일한 취미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