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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이자 철학자이자 현인인 백남준은 미래 문화가 비디오ㆍ텔레비전, 그리고 레코드 매체 등을 통해 어떻게 바뀌어갈 것인가를 매우 탁월하게 예측했습니다."
세계 최대 공연예술 축제인 영국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EIF)의 조너선 밀스 예술총감독이 29일 서울 광화문 주한영국문화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백남준아트센터를 공식 초청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EIF는 매년 8월 중순부터 3주 동안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로 매년 100만명 이상 방문하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공연 축제다. 올해는 8월9일부터 9월1일까지 열린다. 유럽의 미술관이 아닌 아시아권의 미술관이 EIF에 공식 초청 받은 것은 66년 페스티벌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밀스 감독은 "예술가이자 철학자이자 현인인 백남준은 탁월한 전문적 식견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바탕으로 예술적 실험을 지속했다"며 "그의 작업들은 '아트 앤드 테크놀로지'라는 축제의 취지에 매우 부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월 백남준 탄생 80주기를 맞아 열렸던 기획전에 방문해 큰 감동을 받은 밀스 감독이 올해의 주제를 '아트 앤드 테크놀로지'로 정하고 아트센터를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만우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백남준 선생이 살아계셨다면 음악ㆍ미술 등 모든 공연예술 분야가 총체적으로 포함되는 EIF에 초청 받은 것을 매우 흐뭇하게 여겼을 것"이라며 "올해는 1963년 독일 부퍼탈에서 열렸던 백남준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 50주년을 맞은 해인 만큼 에든버러에서 전시를 갖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에든버러대 탤벗라이스갤러리와 함께 '백남준의 주파수로:스코틀랜드 외전'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개최한다. 박 관장은 "전자기 이론과 텔레비전 테크놀로지의 발생지인 스코틀랜드에서 처음 열리는 백남준의 개인전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며 "음악과 미술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백남준 특유의 관점을 볼 수 있는 영상작품 '글로벌 그루브' '비디오 코뮨' 등 70여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미디어아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YMAP와 김형수 작가 등이 초청 받았다. 미디어아트와 무용을 결합한 현대무용단 YMAP(안무 김효진)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1950년대 TV 쇼 프로그램, 영화 필름의 자료화면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한국 전통 춤과 접목시킨 '마담 프리덤' 공연을 선보인다. 미디어아티스트 김형수는 2007년 국내 최초로 실시간 인터랙티브 기술을 이용해 KT 빌딩을 초대형 스크린으로 연출했으며 2009년 서울 빛축제의 총감독을 맡아 광화문 일대를 미디어 작품으로 연출했다. 이번 축제 기간에 에든버러의 중심지 어셔홀광장과 페스티벌 극장에 대규모 '미디어 스킨'을 설치해 공공예술로서 미디어아트를 구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