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도시개발 첫 걸음은 그린플랜


최근 우리나라 도시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소통이 원활한 가로망, 쾌적한 주거지, 편리한 상업시설, 그리고 아름다운 쉼터가 곳곳에 들어서고, 공공청사까지 새단장을 하고 있다. 도시 디자인은 개성있는 도시이미지 창출, 저탄소 도시를 위한 녹색환경 조성, 아름다운 테마가 있는 건축환경, 개발이전 지역유산의 채록과 보전, 국제공모를 통한 공원설계, 일자리 우선의 도시기능 배치 등의 특징이 두드러지고 있다. 도시의 변신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린플랜이다. 그린플랜은 신도시에 적용되면서 더욱 진일보 하고 있다. 그린플랜은 도시생태계가 지닌 생물적 다양성과 기후안정 기능을 극대화함은 물론 새롭게 조성되는 공간이 자원순환 및 에너지자립의 공간이 되는 방향으로 개발추진체계를 구성한다. 과거 파편처럼 단절됐던 공원녹지가 이제는 연결망의 개념으로 형성돼 물길, 바람길, 보행로, 동물 이동길 등이 하나로 연결해 통합적으로 조성된다. 이런 지향점에 부합하고자 국내 최초로 종합적인 노력을 기울인 도시가 광교신도시이다. 모든 면에서 생태적 완결성과 자립성을 갖춘 도시를 찾기란 쉽지 않다. 녹색의 기치아래 사업초기부터 그린플랜의 책임자로 참여했던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광교는 분명 녹색도시의 종합판이라 할만하다. 국내 최초로 수행됐을 뿐 아니라 광교산 녹지축을 보전하기 위한 동물이동 모의실험, 영동고속도로 상부 국내 최장 생태통로 조성, 하천 본류는 물론 지류의 생태수로화, 생태면적율 도입 등 도시 곳곳에 그린플랜의 기초가 튼튼하다. 2002년 광교신도시 계획과 함께 그린플랜이 도입된 이후 신도시는 물론 작은 도시개발사업에서도 그린플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 그린플랜을 통해 공원녹지의 비율이 과거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졌고, 모든 주거지가 녹색공간으로 탈바꿈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이러한 사업은 도시조성 초기부터 선환경 후개발을 목적으로 개발계획과 그린플랜이 협동작업을 수행한 한국형 도시설계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그린플랜은 도시를 디자인하는 일에서 빠져서는 안 될 기본적인 요소이다. 이미 다른 분야에선 친환경이 디자인의 대세로 등장한 지 오래되었건만 도시 분야에서만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제 도시디자인의 첫걸음은 그린플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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