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

포천지 선정 미국 100대 기업들 중 75% 정도가 매년 신규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지식경영과 관련된 계획을 포함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은 오늘날의 기업들이 과거와 같이 설비나 자금과 같은 유형자산에만 의존해서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유효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또한 예전에는 지식이 자본에 종속되어 있었으나 이제는 지식이 있는 곳에 자연스럽게 자본이 몰려드는 현상도 보편화되었다. 이를 두고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지식은 하나의 생산요소가 아닌 유일한 생산요소가 되었다”고까지 말한 바 있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우리 나라에서도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으로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는 현상이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인터넷공모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일들도 흔하게 보게 되었다. 이렇듯 지식정보화사회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왔지만, 많은 기업들이 그 동안 지적자산을 제대로 관리해 왔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기업 내에서도 지식의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았고 개인의 PC나 캐비닛에서 잠자고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렇게 정보와 지식이 단편화되고 철저히 개인화되어 버린다면 녹슬고 새로워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에 공유되어 생산성 향상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은 더욱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정보 지식을 조직화하고 시스템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인 일이다. 지식경영은 어제오늘 불쑥 튀어나온 새로운 개념이 아니며 단지 지식을 바라보는 시각과 활용 방법이 달라진 것이라 생각한다. 지식경영은 지식을 창출하고 공유하는 과정이며 개인과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지식경영을 제대로 하려면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지식경영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목표 달성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또한 현장에서도 지식경영이라는 새로운 업무가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구현되어야 하는 생활 속의 실천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기업에서 지식경영이 실패하는 이유는 지식경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준비 없이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며 지식경영을 하나의 유행하는 경영기법 정도로 여기는 풍조도 문제이다. 또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과의 사이에 커다란 간격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식을 창출하고 축적하며 활용하는 주체는 역시 개인이다. 그러므로 개인이 창출한 지식이 조직 전체에 전파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지식경영의 핵심과제가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지식자산이라는 무형자산 즉,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구성원들이 공유하면서 활용할 줄 아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종수(대우증권 사장)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