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산은, STX팬오션 인수 파열음

산은 "부실 심각… 인수 불가"<br>당국 해운업 피해 우려해 압박

STX팬오션 인수작업을 놓고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간에 파열음이 일고 있다. 인수검토에 나섰던 산업은행이 실사한 결과 STX팬오션의 부실이 예상보다 심각해 실무진은 '인수불가'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STX그룹을 살려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STX팬오션도 같이 회생시켜야 한다며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STX그룹 구조조정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STX팬오션 인수작업이 당분간 안갯속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은은 STX팬오션에 대한 예비실사 장부가치가 '제로'에 가까워 인수가 어렵다는 잠정결론을 내렸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산은이 회계·법무법인에 의뢰해 STX팬오션에 대한 예비실사를 벌인 결과 회사가 보유한 선박 94척의 자산가치가 실제 가치보다 부풀려져 장부에 기록돼 있는 등 여러 문제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국내 3대 해운사 중 하나인 STX팬오션이 무너지면 한국 해운산업에 대한 국제적 신인도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어떻게든 회생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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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팬오션 매각작업에 파열음이 일면서 채권단의 STX그룹 구조조정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채권단은 STX팬오션 매각을 전제로 STX그룹을 조선업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강덕수 STX 회장은 이날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주식을 포함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직 회사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STX가) 지금의 사태에 이르게 된 데는 그룹 최고경영자인 저의 책임이 매우 크다는 것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제게 요구되는 어떠한 희생과 어려움도 감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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