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비용인플레 현실화 눈앞

원재료·중간재 물가 상승…곧 제품값에 반영될듯

'비용인플레 현실화' 눈앞 원재료·중간재 물가 상승…곧 제품값에 반영될듯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이종배기자 ljb@sed.co.kr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0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ㆍ통계청 등에 따르면 최근의 물가동향과 기업 경영지표 등을 분석한 결과 수요확대 요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등 비용 상승에 따라 하반기부터 물가 상승세가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수입 물가 상승이 가공단계는 물론 생산자 물가까지 조금씩 올려놓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소비자 물가도 곧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게 관계기관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비용 인플레이션은 지난 70년대 오일쇼크 때 극심하게 나타났었다. 가공단계별 물가에서는 이미 비용 상승 부담이 확연해지고 있다. 가공단계 중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 상승률은 원자재 값 급등으로 올 들어 1월 6.2%, 2월 5.6%, 3월 3.9%, 4월 4.2%, 5월 7.5% 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안정세를 보이던 생산자 물가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석유ㆍ화학 제품 등이 상승을 주도하면서 공산품은 5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3.8%나 급등, 소비자물가 상승률(2.4%)을 훨씬 뛰어넘었다. 구리ㆍ아연 등이 재료로 사용되는 비철금속 제품은 4.6%, 동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전기기계 및 장치는 무려 6.9%나 뛰었다. 물가 당국은 아직 비용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전이의 폭과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될 공산이 크다. 특히 중국 등의 저가 제품에 맞서기 위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버텨왔던 기업들도 한계점에 도달, 조만간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그룹의 한 임원은 "내수가 살아나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원자재 값 상승분을 비용 절감 등으로 해결하고 있다"면서 "연말쯤 가면 이마저도 한계에 달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한 위원도 "고유가 등 원자재 값 상승으로 공산품 가격 상승이 걱정된다"며 "옛날 모델처럼 대폭은 아니더라도 결국 최종적으로는 물가 상승으로 옮아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에서는 이미 한두 개 기업에서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 최종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전이(轉移)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여기에 우리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원자재 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비용 인플레이션 현실화에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비등하고 있다. 한은도 이 같은 가능성을 우려해 심도 있는 관찰에 들어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요에 상관없이 기업이 제품가격을 올리면 결국 비용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간 상황에서 비용 인플레이션까지 겹칠 경우 그 파장은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6/06/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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