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 차관이 대부분 내부 승진을 통해 기용되자 정부 중앙부처들은 후속 승진인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재경부를 제외하곤 다른 경제부처들의 경우 대부분 1급 자리가 2개 이상 비어 있어 대규모 연쇄승진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경부의 경우 1급 승진이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기`로 비유될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반면 다른 부처들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1급 인사는 다음주에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1급은 중앙인사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각 부처는 이번 주 1급 자리마다 각각 2배수의 내정자를 선정해 중앙인사위에 통보할 예정이다. 중앙인사위의 심사과정에서 1순위자가 탈락할 수도 있다.
재정경제부의 1급 승진 인사는 그 어느 부처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따라서 현직 1급 가운데 과연 몇 명이 자리를 보전하느냐가 최대의 관심사다. 현재로서는 국제업무정책관(제2차관보) 한 자리만 비어있는 반면 후보군은 10명도 넘는다. 제2차관보 자리가 국제금융업무에 정통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권태신 국제금융국장과 변양호 금융정책국장이 적임자로 꼽히지만 둘 다 행시 19회로 기수가 늦다는 게 부담이다. 국제금융심의관을 지낸 김용민 세제총괄심의관(17회)도 유력한 후보다. 차관인사에서 재경부 몫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부담이 남아 있어 발탁보다는 행시기수를 기준으로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크다.
기획예산처는 고민이 덜한 편이다. 차관 2명을 배출해 어느 부처보다 여유가 있다. 가장 유력한 1급 승진후보는 16회 선두인 박인철 재정기획국장이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배철호 민주당 전문위원, 변재진 공보관(이상 16회), 서동원 재정기획단장 등이 3파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자원부의 경우 차관 인사로 1급자리가 두 개나 비어있는 데다 최대 5명의 1급 승진도 가능하기 때문에 고무적인 분위기다. 하명근 무역위원회 상임위원(13회), 김재현 무역투자실장(14회), 김동원 자원정책실장(14회)이 후배나 동기인 김칠두 차관(14회)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모두 옷을 벗을 경우 1급자리는 5개로 늘어난다. 현재로서는 이현재 민주당 전문위원(1급)의 본부 복귀 가능성이 높고 김종갑 산업정책국장(17회), 박봉규 무역정책심의관(17회), 김상열 생활산업국장(18회) 등이 1급 승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건설교통부의 경우 최 차관과 김 청장의 승진으로 2개의 1급자리가 비어있다. 이춘희 주택도시국장(행시 22회), 양성호 육상교통국장(21회), 김창세 수자원국장(기술고시 6회), 남인희 도로국장(기술고시 13회) 등이 1급 후보로 물망에 오르내린다.
정보통신부는 변재일 기획관리실장이 차관으로 승진한 데 이어 김창곤 정보화기획실장, 이교용 우정사업본부장이 모두 용퇴를 밝혀 무더기 승진이 예상된다. 구영보 통신위원회 상임위원(19회), 황종연 부산체신청장(20회)과 석호익 서울체신청장ㆍ노준형 정보통신정책국장ㆍ이성옥 전파방송관리국장ㆍ유영환 정보보호심의관(이상 21회), 육사 출신 특채인 한춘구 정보통신진흥국장이 유력한 후보군에 속한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