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아제르바이잔과 협력 늘리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4월 하순 한국을 방문한다. 아제르바이잔은 지난해 5월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으로 교류의 물꼬가 트여 지난 1년 사이 우리 기업과 국민의 진출이 급속히 늘고 있는 나라다. 이 나라는 러시아와 이란 사이에 위치한 카스피해 연안 국가로 총인구가 791만여명이며 이 중 93%가 이슬람교를 믿는다. 이번 알리예프 대통령의 방한은 이러한 양국 협력을 보다 가속화하고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해 서쪽에 인접한 자원부국으로 서방의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전략적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카스피해의 에너지 자원은 장기적으로 보아 중동을 대체할 만한 에너지 보고(寶庫)이며 아제르바이잔ㆍ그루지아ㆍ터키를 잇는 에너지 수송로는 러시아를 통하지 않고 석유와 가스를 서방으로 수출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자원빈국으로서 해외자원 확보가 절실한 우리에게 카스피해 에너지의 중심국인 아제르바이잔은 에너지 공급선 확대 차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고 하겠다. 아제르바이잔인은 민족적ㆍ언어적으로 우리와 가깝다. 아제르인은 터키계 민족으로서 터키인과 상호 통역 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지난 91년에야 독립됐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통해 외세의 침탈과 민족 분단을 겪어온 아제르바이잔은 음악ㆍ풍습ㆍ민족성 등에서 우리와 유사한 점이 많다. 과거 아제르바이잔의 국가 위기마다 터키가 힘이 돼준 관계로 터키와 아제르바이잔은 서로 ‘한민족 두 국가’로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와 터키가 형제국가인 것처럼 아제르바이잔도 우리의 형제국가인 것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석유와 가스자원 개발에 성공, 연 30%가 넘는 기록적인 경제성장률을 시현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막대한 오일 달러를 바탕으로 국가 인프라 구축과 비(非)석유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눈부신 발전의 상징은 수도 ‘바쿠’이다. 세계 최초의 상업적 원유 채굴지였던 바쿠는 이제 도시 전체가 거대한 공사장이라고 할 만큼 변하고 있다. 크게 약진하고 있지만 아직 경험과 기술이 부족한 아제르바이잔은 국가 현대화 과정에서 그동안 고속성장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쌓아온 우리의 노하우와 협력ㆍ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며, 그런 점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예컨대 한국의 최첨단 정보기술(IT)을 수출하고 그 대가로 수출대금을 받아오는 대신 원유를 확보하는 21세기판 물물교환도 고려해볼 만하다. 우리가 비록 이 나라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준비하는 데는 늦은 감이 있지만 아제르바이잔 진출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은 이 나라에 이미 상당히 마련해뒀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예를 들어 아제르바이잔 내 저명 대학인 아제르언어대학에 일본어과나 중국어과는 없지만 한국어과는 이미 10여년 전 설치돼 그간 많은 졸업생을 배출했다. 또 일찍이 태권도가 보급돼 일반국민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고 정재계 고위인사 가운데 친한 사람이 많아 우리 기업의 진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노 대통령의 방문 이후 각 분야에서 많은 민관 대표단이 아제르바이잔을 방문, 다양한 협력 프로젝트가 양국간에 논의되고 있으며 3월 발표된 대우버스 1,000대 수출처럼 계약이 성사됐거나 성사단계에 있는 사업들도 상당수 있다. 이번 알리예프 대통령의 방한은 이러한 양국간 협력사업을 보다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불의 나라로 알려진 아제르바이잔은 천연가스가 땅에서 분출해 자연적으로 발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의 형제국가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면서 앞으로 양국관계가 아제르바이잔의 불처럼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해본다. 글로벌시대는 적과도 손을 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협력의 시대다. 하물며 형제의 나라로 생각하며 한국을 찾아오는 인물을 어떤 자세로 맞이해야 하는지는 불문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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