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실과 몽상이 만날 때…

영화 '바닐라 스카이' 정체성 혼란 느끼는 현대문화 풍자지난주 톰 크루즈가 자신의 새 연인 페넬로페 크루즈와 카메론 크로 감독과 내한해 화제를 모았던 새영화'바닐라 스카이'가 22일 개봉한다. 기자회견에서 "한국영화의 급성장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이처럼 한국에 왔다"며 농담 섞인 진담을 하면서 시종 여유를 잃지 않았던 톰 크루즈는 이 작품을 공동제작하고 프로듀서 그리고 주연을 맡았다. 달콤한 목소리의 '오픈 유어 아이즈'알람이 계속 울리고 홀의 대형 액정TV에서는 오드리 헵번 주연의 '사브리나'가 보여지는 가운데 데이빗 에임즈(톰 크루즈)가 침대속에서 겨우 일어난다. 출근 준비를 마친 데이빗은 대형 거울에 서서 자신의 잘 생긴 모습에 그리고 당당함에 흐뭇해하며 미소짓는다. 그리고 거리로 나선다. 그런데 거리엔 인적하나없이 정적만이 흐른다. 데이빗은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면서 거리를 질주한다. 꿈이었다. 데이빗은 소름끼친다며 고개를 흔든다. 인생을 즐길 줄 알며 부와 카리스마적인 매력을 풍기며 거기에다 얼굴까지 잘 생긴 데이빗은 뉴욕시에서 출판사의 간부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꿈에 그리던 소피아(페넬로페 크루즈)를 만나게 되고 진정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그의 섹스파트너인 줄리(카메론 디아즈)는 데이빗을 사랑하고 있는 상태. 줄리는 데이빗이 자신을 멀리한다는 것을 알며 감시하던 중 소피아 집에서 나오는 그를 자신의 자동차에 태워 동반자살을 시도한다. 사고 후 줄리는 목숨을 잃고 데이빗은 심하게 얼굴을 다친다. 이후 그의 인생은 교묘하게 펼쳐진다. 이야기는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정신병동에서 데이빗이 의사와 상담하면서 과거를 기억해내는 장면과 그리고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 못할 장면등으로 교차 편집돼 전개된다. 영화속 주인공이 자신이 보고 경험하고 있는 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영 헤깔려한다. 헤깔려하기는 관객도 마찬가지다. 영화 '바닐라 스카이'는 1997년 스페인 감독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가 연출한 로맨틱 스릴러 'Abre Los Ojos'(국내개봉 제목, 오픈 유어 아이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카메론 크로 감독은 "원작을 최대한 살리려고 하였지만 우리만의 뉘앙스와 해석을 주려고 하였다"면서 "이 작품이 말하려고 하는 것 중 인생이외도 다른 그 무엇이 많은데 그 중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의 사랑과 성에 관한 의미를 깊게 통찰하려고 하였다"고 말했다. 감독의 말대로 '바닐라.'는 원작을 충실히 살린다. 줄거리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일부대사나 장면은 그대로 차용했다. 부잣집 레스토랑 아들이었던 주인공과 팬터마임 배우 소피아의 직업이 각각 출판사 사장과 간호 보조사로 바뀌고, 데이빗의 인생이 한순간에 바뀌는 것과 관련해 이사회의 음모 부분이 추가됐다. 그러나 두 작품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전체적으로 암울하고 그로테스크한분위기를 풍겼던 원작과 달리'바닐라.'는 한결 밝다. 화려한 파티장과 사무실 등세트는 보다 세련돼졌고, 베드신의 농도는 더욱 짙어졌으며, 멜로도 강화됐다. '오픈 유어 아이즈'를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새로운 형식의 경험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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