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미국에서 연수중인 이재오 전 의원의 조기 정치 복귀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전 의원이 지난 4ㆍ9총선 때 서울 은평을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패배했으나 최근 문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이 청구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 전 의원의 조기 복귀설은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이재오계 의원들이 이 전 의원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확산되고 있다.
이 전 의원 측근들은 일단 이 같은 복귀설을 일축했다. 이재오계로 알려진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순히 문 대표 지역구가 이 전 의원 지역구라는 점만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너무 손쉬운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5월 출국한 이 전 의원이 출국한지 불과 3개월도 안됐고 다음달부터 미국 워싱턴 소재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한국현대정치를 주제로 강의를 시작하는 만큼 연내 귀국은 어렵다는 게 친 이재오계 의원들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의원의 조기 복귀설을 근거 없는 소문으로만 치부하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정치권의 최근 기류와 이 전 의원이 지닌 정치적 상징성 때문이다. 정치권의 상황변화 등에 따라 이 전 의원이 출국 6개월째인 오는 11월 또는 연내에 국내로 돌아와 여권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란 소문이 나온다.
이 전 의원의 복귀는 당장 여당내 친이(親李)계 세력의 새로운 구심점이 생기는 것과 동시에 당내 정치지형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반면 친박(親朴) 진영으로선 불편한 동거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 한 의원은 "이 전 의원 정계복귀는 상대적으로 반대편에 서 있는 세력을 움직이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의원은 "당내에선 문 대표 주장을 바탕으로 활동 폭을 넓히려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체가 없는 복귀설 만으로도 물밑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 전 의원 복귀설이 문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과 검찰 수사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