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람 잡는 中 다이어트식품

중국산 다이어트식품을 먹고 간 기능 장애를 일으킨 피해자가 발생한 것은 중국 한의학과 중국산 약품과 식품에 대한 맹신 또는 과신의 결과로 이미 예고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비만이 '만성질병'으로 인식되기 시작함에 따라 단기간에 살을 빼려는 사람들이 중국산 다이어트식품을 많이 찾고 있어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과 싱가포르 등에선 사망자까지 발생,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중국산 다이어트식품은 수십 종에 이른다. 이 식품들은 정식수입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부분 밀반입 형태로 들어온다. 보따리상과 현지 여행자 나 국제우편 등을 거치기 때문에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들 식품엔 향정신성 의약품 성분인 '펜플루라민'이나 '다이제팜''펜파민'등이 포함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여행이 빈번해지고 보따리상이 무역의 한 부분을 담당하게 됨에 따라 정체불명의 의약품까지도 간단히 입수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나라에 따라 의약품과 식품에 대한 기준도 가지각색이라 의약품이나 식품의 효능이나 부작용도 알기 어렵다.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복용하거나 먹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정부도 문제의 다이어트식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으나 한계가 있기 마련이어서 조심하는 길 밖에 없다. 의약품은 그래도 제조나 유통에 많은 규제가 따르고 있다. 그러나 '식품'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정부의 규제나 국민들의 경계심도 그만큼 물러진다. 우리 주위에 범람하고 있는 건강식품에서 알 수 있듯이 약품과 식품의 경계선이 점차 애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산 다이어트식품도 이처럼 건강식품의 기준이 애매모호한 허점을 파고 들어 범람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산 다이어트식품이 개인 대 개인으로 은밀하게 유통되고 있는 특성을 감안하면 완벽한 단속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이어트식품 등 건강식품에 대한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고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식품의 허위과대선전에 대한 단속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이러한 식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 국민들이 쉽게 손을 내밀지 않도록 예방차원의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만성질환인 비만과 검증되지 않은 식품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전환이 우선 되어야 한다. 비만엔 음식조절과 적당한 운동 외에는 특효약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체불명의 약이나 식품을 이용해 살을 빼려다가 건강을 망치고 자칫 목숨도 잃을 수 있음을 이번 중국산 다이어트식품사건은 말해주고 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약품이나 식품엔 손을 대지 않는 조심성이야 말로 정부의 어떠한 조치 보다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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