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윤증현 "의료·관광·교육시장 대폭 개방을"

■ 과잉흑자 어떻게 풀어야 하나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소득 재분배 정책 시급 구조개혁 병행은 필수"

성태윤 연세대 교수 "글로벌 핫머니 걸러낼 선제적 금리 인하 필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성태윤 연세대 교수

경제전문가와 원로들은 경상수지 흑자를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근본적인 해법은 결국 내수의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흑자 규모가 크게 늘어 난 것이 수출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수입 감소폭이 더 큰 '불황형 흑자'라는 이유에서다. 단기적으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원화강세를 진정시키고 자본수지 흑자를 안정시키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수 활성화에 초점을 두지 않은 금리인하나 원화의 평가절하로는 불황형 흑자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 능력이 큰 서비스 업종을 대대적으로 개방해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대표적으로 △의료 △관광 △교육 시장을 꼽았다. 그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나 원격진료 등 규제의 벽에 막혀 있는 의료 서비스를 대폭 개방하면 의료기기 수입은 물론 의료와 연계된 숙박 등 일자리 창출이 무궁무진할 것"이라며 "같은 차원에서 교육 시장을 열어 해외 유수 학교의 국내 진출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또 "국회에서 나서서 학교 옆 호텔 건설을 막고 있는데 이는 19세기에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관광산업의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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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내수시장을 키우는 첫 번째 단추는 소득 재분배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총재는 "불황형 흑자하에서는 소득 재분배 정책과 경제 활성화 정책이 서로 연결돼 있는데 지금과 같이 기업이나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감세에 나서서는 절대 경기불황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면서 "적극적인 소득 재분배 정책으로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높여야 경제 전반의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거시경제의 흐름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제구조 자체를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해법이 없다"며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정책으로는 불황형 흑자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근본적인 해결책과 아울러 금리인하라는 긴급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돈을 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액션 없이는 당장 원화의 나 홀로 강세가 더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이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디플레이션 우려를 내세워 막대한 규모로 돈을 찍어내고 있는데 이를 방치할 경우 원화 하락 압력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에 따라 재차 내수가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역시 최근 저물가 현상이 뚜렷한 만큼 금리를 추가적으로 내릴 명분이 있고 금리인하로 원화강세에 대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또 "최근 국내 시장에 유입되는 해외 자본 중 상당 부분은 이자율에 민감한 단기성 자금"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기준금리 인하로 이들 자금을 선제적으로 걸러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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