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대 들어 남북교역이 북한 무역의 최대 38%,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했기 때문에 대북 경제제재가 이뤄질 경우 북한 당국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4일 내놓은 '대북 경제제재의 효과' 현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우리의 제재로 남북교역이 중단될 경우 북중 무역마저 감소해 북한의 달러 획득에 치명적인 타격이 되고 김정일 정부는 사활을 걱정할 정도로 심각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KDI는 우리의 대북제재가 이뤄지면 북중교역이 이를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중국이 중립적이라고 가정하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석 KDI 연구위원은 "우리의 제재로 남북교역이 중단되면 한국으로부터의 달러 수입이 중단되고 북한의 대중 결제수단이 부족해지면서 수입능력이 줄어 북중 무역은 정체될 것"이라며 "이 경우 다른 나라로의 교역 대체도 힘들어 전체 교역의 침체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순차적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남북교역을 통해 북한이 거둔 달러수입은 2004년 1억8,000만달러 ▦2005년 2억3,300만달러 ▦2007년 5억3,400만달러 ▦2008년 4억9,000만달러 ▦2009년 3억4,700만달러 등을 기록했다. 특히 실질교역 면에 있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을 통해 상당한 현금 수입을 올려 표면적인 남북교역 흑자보다 더 큰 이득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지난해 북한의 대중 무역이 2000년대 들어 처음 줄었는데 이는 2008년 이후 남북교역으로 북한이 번 달러 규모가 감소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07년 남한에 수출한 319개 품목 중 176개는 중국으로 전혀 수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이 대남수출을 대중수출로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KDI의 견해다. 이 위원은 "그간 남북교역으로 통치에 필요한 달러를 획득해온 북한당국은 대북제재로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상당한 고통과 위협을 느낄 것으로 전망된다"며 "북한은 대대적 선전으로 위기감을 체제결속의 계기로 전환하고 한반도의 정치ㆍ군사ㆍ외교적 긴장 고조와 같은 각종 비경제적 위협수단을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