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군필 조건 없애 지원폭 확 넓혔다

삼성, 첫 고졸공채 600명 모집<br>고졸 사원으로 평균 6년 재직땐 대졸 혜택<br>업무·보수·복리후생·승진 등 동일기회 부여


삼성그룹이 14일 창사 이후 처음으로 공개 채용을 통해 600명의 고졸 사원을 모집한다고 발표한 것은 학력과 무관하게 능력 있는 인재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능력 중심의 채용 문화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공채에서 눈길을 끄는 사항은 남자 지원자의 경우 군필 여부와 관계없이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생산직 고졸 사원을 선발할 때에는 남자의 경우 군필이나 면제를 받아야만 지원할 수 있어 여성들의 지원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번 공채에는 삼성에 합격한 후 군복무를 하도록 지원할 계획이어서 군필 여부와 상관없이 응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은 지난 1995년 열린 채용을 국내 기업 최초로 도입해 학력과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 위주로 인재를 선발해왔지만 성과가 미미하다는 반성에 따라 이번에 고졸 공채 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삼성이 열린 채용을 실시하면서 학력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고졸자들이 대졸자와 경쟁해 입사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이에 따라 별도의 생산직을 제외하고 사무직과 기술직ㆍ소프트웨어직군에 고졸 공채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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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시도되는 이번 고졸 공채는 앞으로 매년 시행돼 삼성그룹 임직원이 되기 위한 또 하나의 창구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삼성 고졸의 관문을 통과하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이번 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와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SSAT의 경우 기존 대졸 사원 수준의 문제에서 고졸 지원자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난이도가 조정된다. 지원자는 SSAT와 면접 전형을 합한 최종점수로 본인의 희망에 따라 각 계열사를 1~3지망으로 선택할 수 있다.

합격 이후 이들은 1급(고졸) 사원 대우를 받게 된다. 이어 인사평가 점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6년의 재직기간 이후 3급(대졸) 사원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업무 범위와 보수ㆍ복리후생 모두 대졸 이후 삼성에 입사한 신입사원과 동일하다. 3급 승진 이후에는 대리(4급)와 과장(5급) 승진 등에서 대졸자와 차별 없이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한편 삼성은 생산직 고졸 채용은 현행 제도를 유지할 방침이다. 현재 고졸 생산직은 수요에 따라 학교장 추천을 통해 수시로 선발하고 있는데 공채로 할 경우 인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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