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반도체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기대감 속에서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규모를 지난해 1천820억달러보다 24.4% 커진 2천265억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내놓은 성장 예상치 19.8%보다 4.6%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세계적 반도체업체인 미국의 애질런트 테크놀러지스의 손영권 반도체사업부 총괄사장은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지 `EE타임스' 최근호 기고문에서 올 하반기에세계 반도체시장이 25%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손 사장은 "세계 경기가 나아지면서 반도체 경기도 강한 회복세를 타고 있다"며휴대전화기가 데이터 중심의 2.5G(세대), 3G 단말기나 컬러폰, 카메라폰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텔레매틱스 시스템, 차량내 LCD TV 및 DVD플레이어, 발광다이오드(LED) 등의 고속 성장도 반도체시장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도 최근 반도체 경기 호조를 반영해 올해 매출 전망치를 작년보다 28.4% 증가한 2천13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당초예상치인 19.4%보다 9.0%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가공업체인 대만 TSMC의 모리스 창 회장도 세계 반도체산업이 올해 30% 성장할 것이라고 이달초 전망했다.
이처럼 올해 반도체시장을 놓고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PC 교체수요와 디지털 가전의 보급 확산, 모바일 기기 성장 등에 기초한 것으로 반도체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도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이 최소한 20% 이상의 성장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전략을 짜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부가가치가 높은 DDR2 D램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이는 한편 PC 용량 확대에 따라 대용량 플래시메모리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시장규모가 3억개 가량으로 추정되는 DDR2 D램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대하고 있으며, 최근 가격하락을 보이고 있는 낸드 플래시메모리에서도 전반적인 수요확대와 더불어 60% 이상의 시장점유율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비메모리 분야 매각을 추진중인 하이닉스반도체[000660]도 그래픽 D램을 비롯한고부가가치 분야의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플래시메모리와 모바일용 반도체 등으로의사업다각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는 긍정적인 전망은 디지털 시대에 반도체 시장이 어떻게 확대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반도체 회사들은 새로이 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