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학 교수들은 정부의 연구수행평가(RAE)를 통해 7년마다 평가를 받으며 부진한 교수들은 상당한 퇴진 압력을 받는다.” 영국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옥스퍼드대의 존 후드(56ㆍ사진) 총장은 10일 고려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KAIST 등 한국 대학에서 불고 있는 ‘교수 철밥통 깨기’ 추세와 관련, 이같이 영국의 상황을 소개했다. 후드 총장은 “영국에서는 별도의 재임용 심사를 받지 않지만 정부의 RAE를 통해 교수 개인의 연구업적에 대한 진단도 받는다. 옥스퍼드대의 경우 교수가 ‘테뉴어(정년보장)’를 받기 전까지는 연구실적, 논문 발간기록, 교수 능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엄격한 심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기수 고려대 총장과 ‘학생교류 및 연구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그는 방한 목적에 대해 “한국 대학들과 교류협력을 확대해 더 많은 한국 학생들을 옥스퍼드대로 데려가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유학생을 내보내는 나라지만 옥스퍼드대의 경우 한국 출신은 95명으로 15위에 불과하다. 후드 총장은 또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제화가 중요하다. 옥스퍼드대 전체 재학생의 3분의1(대학원생의 63%), 교수진의 38%가 외국 국적이고 4만4,000여명의 동문이 188개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제화를 더욱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 학생 수나 국제 공동 연구논문 숫자 등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과거 어느 때보다도 고등교육이 국제화되는 추세”라며 “이를 반영해 옥스퍼드대는 1년 전 처음으로 국제전략이사를 선발했다”고 소개했다. 후드 총장은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총장,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지냈으며 지난 2004년 옥스퍼드대 사상 첫 외부인 총장에 오른 뒤 강도 높은 대학 개혁 작업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한국의 대학에 도움이 될 만한 옥스퍼드대의 개혁 사례로 단과대 분할작업 가속화, 4개 분야의 전임부총장제 도입, 대학 재정이사에 유명 무역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 영입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