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펀드 기대수익률 눈높이부터 낮춰라

■ 전문가 5인이 말하는 국내외펀드 투자전략



『 "손실 난 중국펀드를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까요?" "국내 주식형 펀드, 지금 매수 타이밍 맞습니까?" 최근 국내외 증시가 하루하루 널뛰기를 하면서 투자 심리도 민감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펀드 투자자금도 주가지수에 따라 밀물과 썰물처럼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가 1,700선을 넘으며 한 달간 무려 4조원이 순유출 됐던 국내주식형펀드는 이달 들어선 주가가 1,700선 밑으로 내려가자 재빨리 방향을 틀어 7,000억원이 순유입 되는 모습이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신흥국의 출구전략으로 해외펀드 수익률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펀드에 소위 '물려있는' 투자자들도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 펀드 환매와 가입시점을 계속 저울질 하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대내외 여건이 혼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주가가 박스권 흐름을 끝마치고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투자심리는 당분간 교차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펀드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선 일단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와 같은 기술적인 반등장이 펼쳐지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한 목표수익률은 무리한 투자를 불러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골라 분산투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연구원도 "정부정책과 금융시장이 점차 정상화 되는 과정에 있는 만큼 분산투자 등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투자성향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라는 권고도 있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선택한 뒤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재무설계 관점에서 투자계획을 짜고 장기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제신문은 주요 증권사의 펀드리서치 담당자를 대상으로 최근 펀드시장 이슈와 투자자들의 대처방안에 대해 조사한 뒤, 설문 결과를 방담 형식으로 엮어봤다. 전체 펀드시장의 흐름을 살피고 종합적인 투자계획을 세우는데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 "리스크 적은 인덱스·자산배분형 펀드 관심을"
지수 1,800 넘으면 추가 대량환매 예상
하반기로 갈수록 자금 순유입 늘어날것
원자재펀드 매력있지만 비중확대 말아야
中펀드 환매말고 급락땐 저가매수 해볼만
대외변수에 따라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올해는 지난해 같이 연 수익률 30~40%를 거뜬히 올리기 힘든 상황. 투자자산과 국가의 선택에 따라 수익률 명암이 명확히 엇갈리고 있다. 각 증권사의 펀드 전문가인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연구위원, 양은희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차장, 박성현 미래에셋증권 금융상품마케팅팀 과장 등 5인과 함께 최근 펀드 이슈와 투자자들의 대처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코스피가 1700선을 넘으면 펀드자금 순유입이 멈추고, 지난 4월 같은 대량유출 사태가 다시 나타날까요. ▦이=올해는 2007년 하반기 지수 고점대에 대량 유입된 펀드자금의 차익실현 압력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최근 지수급락으로 저가 매수세(1,600대 중반)가 유입되고 있지만, 1,800대를 넘으면 추가 대량환매도 나타날 수 있다. ▦김=대내외 여건이 혼조 양상이어서 주식시장이 박스권 흐름 이후 안정을 찾기까지 투자심리가 교차할 수 밖에 없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환매 자금이 소화되면서 순유입이 늘어날 것이다. ▦박=다시 1700선을 돌파한다면 환매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4월 같은 대량 유출을 없을 것 같다. 펀드 원금의 회복 여부에 따라 일부 자금은 좀 더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단기간(1년 미만) 거치식으로 5,000만원을 펀드에 묻어두고 싶은 투자자라면, 지금 시점에서 어떤 펀드(유형)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하십니까. ▦서=공격적인 투자자라면 국내의 경기개선과 기업들의 이익성장세를 고려해 국내 주식형펀드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은 인덱스펀드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양=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배분 비율을 조절해 운용해 나가는 자산배분형펀드를 추천한다. 자산배분형펀드는 주식에 100% 이하로 주식시장에 따라 펀드매니저가 자산배분을 실행해 나가는 혼합형펀드를 추천한다. ▦김=올해는 변동성을 줄이는 투자가 유효하다. 글로벌 채권 투자를 추천한다. 글로벌 채권펀드는 경제 성장이 예상되는 자원부국에 주로 투자해 각 국의 높은 금리 취득과 달러 대비 강세로 가는 이머징 국가의 통화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쓴다. 달러 대비 이머징 통화의 강세가 예상됨에 따라 금리와 함께 통화수익에서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IT,자동차 등 섹터펀드에 지금 가입하긴 늦은 시점일까요. 어떤 섹터펀드가 유망할까요. ▦양=IT, 자동차 등 업종대표주 투자는 지금도 늦지 않다. ITㆍ자동차의 경우 기업이익증가율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향후 지수 상승 시 상대적으로 투자매력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생각이다. 기대수익률이 좀 낮아지긴 했지만 현시점도 충분히 가능하다. IT, 자동차섹터는 기업이익 증가세, 글로벌 경쟁력, 외국인 및 기관 매수세 유입 등으로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다. -금 같은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는 어떻습니까. 요즘 금값이 연일 급등하고 있는데요. ▦서=전세계적인 경기회복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 인플레이션 가능성 증가로 헤지수단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자재펀드 펀드의 매력은 여전히 높다. 다만 추가적인 상승 여력은 크지 않아 적극적인 비중확대 전략을 구사할 국면이 아니다. ▦이=대안투자는 본인이 보유한 자산 간의 적정 비중을 유지하고, 주식 등 다른 자산과의 상승 가능성(기대수익률)과의 비교한 뒤 투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삼성생명 상장으로 공모주펀드 가입이 많이 늘었습니다. 공모주펀드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으신가요. ▦양=공모주펀드의 경우 전체 자산 중 10~30%에서 채권수익률에 알파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올해 공모주시장이 활기를 보이며 공모주펀드로 자금이 많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공모가격의 적정성 및 시장가격 반영으로 투자 매력도는 크지 않다. 채권수익률보다 소폭의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안정성향의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이=우량 공모주가 많이 편입될 수 있는 여건과 가치스타일의 중소형주의 상승장세에서 공모주펀드의 성공확률이 높다. 다만 공모주 발행 물량 확보 부족 시엔 대부분의 자산을 채권으로 보유해 금리 상승하고 증시가 조정 받을 경우는 장기 부진에 빠질 수 있다. -브릭스 국가가 출구전략에 들어가면서 최근 펀드 수익률이 부진합니다. 브라질, 인도, 러시아 시장을 각각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박=인도와 브라질의 경우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유동성 흡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러시아는 다른 브릭스 국가보다 2분기 가량 후행하는 경기 사이클을 보이면서 브릭스 국가 가운데 올해 성과가 가장 우수했다. 경기사이클 상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러시아가 가장 선호되는 국가지만,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중국, 브라질, 인도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다. ▦김=브라질은 주가가 역사적인 고점을 대부분 회복해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적어 주가 숨고르기가 예상된다. 인도의 경우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점진적 인상으로 주가부담은 제한될 것이다. 러시아는 국제유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기업실적 개선되고 있다. 최고 주가수준 대비 낮은 회복률도 긍정적이다. -중국펀드 가입과 환매시점은 언제가 좋겠습니까. 다른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나을까요. ▦서=현재는 중국펀드의 환매시점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좋은 매수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전반적인 증시상승 탄력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높은 경제 성장세와 기업 이익증가세는 유지되고 있어 장기 적립식 투자자는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좋다. 거치식 투자자는 급락시 저가 매수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펀드로 보여진다. ▦김=장기 성장성을 고려한다면 조정시 매수, 중국펀드의 비중이 크다면 상승시 분할 매도를 권한다. 현재 긴축정책 강화, 위안화 절상 등 정책리스크가 부담스럽지만, 상하이엑스포를 계기로 성장성이 다시 부각될 것이다. 증시는 과거 최고점에 비해 상승여력이 있고, 밸류에이션 저평가 등으로 장기적 관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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