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의 낙후된 상가 밀집지역 중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쇼핑타운(위치도)'이 고층 상가로 재건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포쇼핑타운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상가로 지난 1983년 완공된 후 한때 서울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각광 받은 곳이다. 하지만 압구정과 청담동ㆍ강남역 등 인근 상권이 부상하면서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강남 신세계백화점 등에 밀려 설 자리마저 잃고 있는 형편이다. 서초구청은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쇼핑타운1~8동 상가건물을 대상으로 순차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반포쇼핑타운은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 인근에 자리잡은 쇼핑상가로 1개 동에 70~300여개의 상가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지하1층에 지상5층의 노후 건물이 건립 후 30년 가까이 경과해 재건축 대상으로 자주 거론되던 지역이다. 특히 이곳은 총 대지면적 2만2,711㎡에 연면적 4만5,396㎡로 용적률이 200%선에 불과하다. 게다가 역세권에 일반상업지구로 포함되기 때문에 재건축될 경우 30~50층까지 건물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반포지역을 '유도정비구역'(반포ㆍ망원ㆍ구의자양ㆍ당산ㆍ잠실)으로 지정, 중장기적으로 개발하기로 결정해 이곳의 재건축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반포쇼핑타운 일대의 경관 개선 사업으로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사실상 지은 지 30년이 넘어 일부 건물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반포지역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관문과 같은 상징성이 큰 곳이어서 낙후시설을 전면적으로 새 단장해야 한다"며 "다만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무자 차원에서 추진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초구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반포쇼핑 일대 경관 개선 사업방안'을 진익철 구청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는 첫 사업으로 오는 9월부터 반포쇼핑타운 2ㆍ6ㆍ7ㆍ8동 등 네 곳에 대해 건물 외관과 간판 등을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외관 리모델링에 4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내부 시설도 일부 교체할 방침이다. 반포쇼핑타운의 재건축 사업 주체는 서초구와 주민대표자회의를 중심으로 꾸려질 예정이며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위한 연구용역 등을 통해 세부안이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건물의 용적률과 높이 및 기부채납 비율 등은 현재 결정되지 않았지만 반포동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등에서는 30~50층 높이의 고층으로 추진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을 정도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고층 건물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반포쇼핑타운은 그동안 신반포아파트 등의 근린상가 역할을 톡톡히 해왔지만 건물 노후화 등으로 신규 고객 유입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며 "재건축을 통해 건물을 새 단장하고 콘텐츠를 보강한다면 신세계백화점ㆍ센트럴시티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상업시설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한강르네상스 일환으로 반포지구를 재건축하는 방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세부적인 방안이나 계획을 서초구와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낙후지역을 새롭게 단장한다는 시의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반포지역 역시 한강의 공공성 회복이라는 큰 틀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