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명의신탁 부동산 처벌없이 2년간 실명전환 허용 추진

여야의원 특별법안 상정... 실명제 무력화 논란명의신탁 등 다른 사람 명의로 부동산을 등기한 사람들에게 2년간 한시적으로 아무 처벌없이 실명전환을 허용하는 특별법 제정이 의원입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 조치는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해 도입한 부동산실명제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일부 부유층의 은닉재산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이어서 시민단체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여야 국회의원 38명이 최근 이같은 내용의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마련, 정기국회에 상정했다. 의원들이 제출한 이 특별조치법안은 지난 95년 6월30일 이전에 매매·증여·교환·상속으로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 소유권보존등기가 설정되지 않은 경우 2000년 1월1일부터 2001년 12월31일까지 2년간 본인 이름으로 신고·등기하면 과태료 부과 등을 면제해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테면 차명으로 등기한 토지·건물 등의 부동산을 이 기간 중 실제소유주 명의로 변경하면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법안에 의하면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해서는 해당 부동산이 있는 지역주민 3명 이상의 보증서를 관할 시·군·구청에 제출, 확인서를 받은 후 해당지역 등기소에서 등기를 하면 된다. 다만 보증서를 허위로 작성할 경우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이 「부동산실명제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국회에 입법 재고요청 의견을 제출하는 등 법조계는 법제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부동산실명제를 실시하면서 이미 1년간의 유예기간을 준 마당에 이제 와서 또다시 혜택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부동산실명제 실시 후 이를 어겨 이미 과태료 등을 납부한 사람들과의 형평성면에서도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는 또 총선을 4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서 의원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데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95년 7월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부동산실명제를 내용으로 하는 「부동산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을 제정,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96년 7월1일부터 시행했으며 위반자에 대해서는 최고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윤종열기자YJYU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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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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