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롯데호텔이 잇단 악재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롯데는 지난 2008년 제주신라에 1위를 빼앗긴데 이어 이를 되찾기 위해 올해 지하철역 광고를 하면서 호텔의 고급 이미지가 하락하는 악수를 두는가 하면 그동안 야심차게 진행하던 이색 패키지 사업을 총지휘 하던 이영재 총지배인이 지난 16일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롯데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지하철 등에 광고를 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지난 6월부터 서울 지하철역에 광고를 하며 고객 붙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6월 중순부터 지하철 2호선 을지로3가 역에 헬로키티 캐릭터룸을 홍보하는 광고를 게재했으며 7월 말부터는 3호선 충무로역으로 광고 장소를 옮겨 8월 처음 선보인 프라이빗 비치하우스와 캠핑존 등 호텔 이미지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극장용 광고도 제작한 제주롯데 측은 계열사인 롯데시네마를 통해 이를 노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하철역 광고가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은 이미지 하락을 우려해 지하철과 같은 대중화된 곳에서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제주신라호텔에 빼앗긴 1위 자리를 되찾고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하철 광고라는 악수까지 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홍보 패키지 마저 다른 경쟁사가 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홍보하는 모양새로 오히려 이미지만 구긴 것 같다"고 꼬집었다.
롯데호텔은 또 지난 2월 3년 가까이 맡아 온 안영대 총지배인을 전격 경질하고 선임한 이영재 총지배인이 지난 16일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자 당황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인영 롯데호텔 홍보팀 대리는 "사망 원인에 대해 아직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며 빈소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회사 측도 사고 이전 지배인의 어떠한 문제점을 예측하지 못해 당황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 이 지배인이 제주신라와의 경쟁에서 큰 압박감을 받아왔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안재구 전 지배인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입을 모았다.
고 이 지배인이 지난 2월 취임한 후 도입한 패키지는 8월 호텔 투숙객들에게 공짜로 해변을 개방하는 서비스인 프라이빗 비치 하우스와 캠핑존이지만 이는 이미 제주신라가 진행시킨 같은 패키지여서 만년 2위 이미지만 굳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