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만난 김태욱(사진) 아이패밀리SC 대표는 "결혼부터 출산, 돌잔치, 환갑, 장례 등 각종 경조사 때 목돈이 들지만 이를 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보험 납입하듯 미리 경조 비용을 적립한 뒤 아이패밀리를 통해 행사를 치를 경우 할인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준비하는 아이파이낸스는 상조 서비스와 방식은 유사하지만 서비스의 폭은 훨씬 넓다. 여기에 아이웨딩 시절 축적한 1,000여곳의 협력사 네트워크도 강점이다. 김 대표는 "상조서비스와 원리는 같지만 우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협력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는 기존 상조엔 없는 경쟁력"이라며 "아이패밀리SC가 꾸준히 맺어온 협력사와의 신뢰관계와 대량 공동 구매방식 등을 통해 고객은 낮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결혼 전인 고객 A씨가 매월 5만원씩 낸다고 가정했을 때 5년간 모은 원금은 300만원이지만 아이패밀리SC를 통해 결혼을 준비할 경우 350만원 이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시중 이자율을 웃도는 할인 혜택이다. 또 구매한 금액에 대해 일정 비율로 적립되는 포인트는 다음 경조사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금융이란 울타리로 가족의 경조사를 품겠다는 생각"이라며 "한 번 만난 고객의 일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서비스 비전은 김 대표가 추구해 온 '시스템화'의 연장선이다. 분리돼 있던 금융을 아이패밀리 시스템 내부로 들여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2000년 처음 아이웨딩(iwedding)을 창업할 당시 김 대표는 주먹구구식 결혼준비과정을 체계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본인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겪은 터다. 웨딩플래너가 일대일로 맞춤 서비스를 한다고 하지만 중간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경우가 많았고 플래너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나 비용의 편차가 컸다. 혹시라도 서비스에 불만이 생기거나 피해가 있어도 보상받기 어려웠다. 플래너도 개별업체도 책임지려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결국 결혼시장에 정보기술(IT)을 접목시켜 웨딩플래너 없이 고객이 직접 취향에 맞게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했다"며 "고객들이 서비스를 검색할 수 있도록 협력사들의 정보를 모아 데이터 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업계에서 혁명이었다"고 회상했다. 플래너 없이 시스템으로 작동하게 하니 제각각이던 중간 수수료가 통일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낮아졌다. 시스템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지난해 아이패밀리SC로 분야를 넓힌 것은 아이파이낸스 사업의 밑거름이다. 돌잔치와 만삭 사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베이비(ibaby), 각종 기념일을 준비하는 아이애니버서리(ianniversary)를 포함해 가족여행 행사를 맡아서 하는 아이트래블(itravel) 등 모두 '가족문화'와 연계되는 계열사다. 1년이 갓 넘자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아이웨딩을 통해 결혼을 준비했던 고객들이 자녀를 낳고 아이베이비와 아이애니버서리 등 다른 상품의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진 것. 김 대표는 앞으로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결혼준비 서비스를 제공할 때 우리는 고객의 결혼 이후 삶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며 "좋은 첫인상을 받은 고객들이 다른 계열사 상품도 재구매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