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프로그램 매수, 증시 구원투수 나서나

고유가와 원화절상, 경제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조정을 거치고 있는 증시에서 프로그램 매매가 안전판 역할을 해내고 있다. 9일 종합주가지수는 1,000포인트 아래에서 개장했으나 오전 11시부터 프로그램 매수 규모가 1천억원을 넘기면서 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서 1,0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 현재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에서 1천19억원, 비차익거래에서 68억원 등 전체적으로 1천84억원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823억원, 553억원 어치를 순매도하고 있지만 차익거래로 추정되는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투자자가 1천154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프로그램 매매는 올들어 상승장에서 번번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현물시장의 상승탄력을 제한했지만 전날부터 이틀간은 순매수를 기록, 현물시장의 수급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다만 지수선물과 지수옵션, 종목옵션의 동시 만기일인 `트리플위칭데이'를 하루만 남겨 두고 있어 프로그램 매수의 지속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프로그램 매매, 증시 수급에 긍정적" 전문가들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2천계약 이상 매수하면서 시장베이시스가 개선, 현물시장의 프로그램 매수를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천대중 애널리스트는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 아래로 하락한 이후 외국인의 선물 매수는 90% 정도가 기존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는 환매수로추정된다"며 "시장 베이시스의 상승이 현물시장의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선물을 추가로 매도하지 않고 환매에 나섰다는 점에서 지수의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인한 시장의 하락 압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김준호 애널리스트도 "오늘 시장 베이시스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며 "백워데이션을 활용해서 청산이 가능했던 매수차익잔고(현물매수+선물매도)는 대부분 청산된 시점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리플위칭데이의 현물시장 충격은 적을 듯" 전문가들은 트리플위칭데이인 10일에는 매수차익잔고가 상당 부분 현물매도로청산되거나 지수선물 6월물로 롤오버된 상황이기 때문에 만기일에 프로그램 매매가 현물시장에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천대중 애널리스트는 "지난달부터 매수차익잔고는 배당 관련 물량과 단기 청산 물량이 대부분 청산된 상황이라 시장이 급등하지 않는 이상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도물량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외국인은 시장이 급락하지 않는 한 현재의 선물매도 잔고를 대부분 6월물로 롤오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기로 인한 포지션 교체는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또 김준호 애널리스트는 "현재 매도차익잔고가 매수차익잔고보다 2천억원 정도 많아 만기일에 프로그램이 순매수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수선물 3월물과 6월물의 가격차인 스프레드만 고려한다면 현재 스프레드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매수차익잔고는 추가 청산되고 매도차익잔고는 롤오버되면서 프로그램은 매도우위로 기울어질 수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매수차익잔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 따라 만기일의 매수차익잔고의 청산 규모는 1천억원 정도로 제한되기 때문에 현물 시장의 충격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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