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안전사고 줄이려면 '시스템 디자인' 제대로 해야

세월호 침몰 사고 와중에도 시스템 재해가 잇따르자 정부가 금융·통신 분야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24일 국내 금융회사들의 결제 시스템 재해복구 체제를 점검하기 시작했고 미래창조과학부도 공공 부문의 정보통신기술(ICT) 시설에 대한 정밀점검에 들어갔다. 삼성SDS 과천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삼성카드의 온라인·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과학기술·ICT 시설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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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면 대형 사고요, 비슷비슷한 사고가 연일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사망사고 중 안전사고 사망자 비율이 12%를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보다 2배 이상 높다. '안전사고 후진국'의 오명을 뒤집어쓸 만하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의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안전관리 시스템을 새롭게 그리고 제대로 디자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이날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안전혁신 마스터플랜 마련을 위해서는 혁명적 발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비효율적인 쌍방향적(interactive) 안전관리 시스템이다. 안전관리 업무가 각 행정부서로 뿔뿔이 흩어져 있다 보니 사고가 터져도 어디가 문제이고 누구 책임인지 제대로 알 도리가 없게 돼버린 것이다. 사고 원인도 책임 소재도 불분명한 시스템으로 재해 예방과 대응에 효율적일 수 없음은 물론이다. 재해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는 '선형(linage)관리'로 국가재난대응 시스템의 틀을 새롭게 짜야 할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다. 청와대는 세월호 사고 수습이 끝나는 대로 전면적인 안전관리 시스템 혁신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번만큼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잘못된 관행들이 완전히 뿌리뽑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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