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카피캣 애플… 무너진 창조 아이콘

美 ITC "애플이 삼성 표준특허 침해" 최종판정<br>아이폰4등 수입금지, 오바마 거부권 여부에 달려

삼성전자가 애플의 안방 미국에서 승리를 거뒀다. 2년여 동안의 글로벌 특허전쟁에서 유독 고전했던 미국에서의 첫 설욕이다. 삼성을 비난했던 애플에 '카피캣(제품모방자)'의 오명도 되돌려줬다. 자신의 텃밭에서 고배를 마신 애플은 창조 아이콘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것은 물론 해외에서 만든 아이폰의 미국 수입도 금지되는 굴욕에 직면했다.

미국 준사법기관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4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애플의 스마트폰·태블릿PC 제품이 삼성전자의 통신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최종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ITC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국 폭스콘 공장 등에서 조립되는 해당 애플 제품의 수입금지를 건의할 수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8월4일(60일 이내)까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애플이 침해한 특허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3세대(3G)이동통신 관련 필수표준특허(7706348특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무선통신체계상 전송방법 및 장치에 관한 기술이다.

최종 판정 대상 제품은 아이폰4, 아이폰3GS, 아이폰3, 아이패드1·2등이다. 지난 2011년 10월 출시된 아이폰4S와 지난해 나온 아이폰5는 특허침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부분 구형 모델이지만 아이폰4처럼 미국 내 수요가 여전히 많은 제품의 공급이 막힐 경우 애플의 영업차질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ITC 최종 판정은 지난해 8월 애플이 삼성전자의 표준특허를 한 건도 침해하지 않았다고 한 예비판정을 뒤집은 것이다. ITC도 당초 1월 초로 예정됐던 애플의 특허침해 사안에 대한 최종 판정을 무려 다섯 차례나 연기하며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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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ITC의 결정은 애플이 삼성의 특허기술을 무단 침해한 것을 인정한 일"이라며 "앞으로 지적재산권을 지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이날 ITC의 최종 판정에 유감을 표시하고 항고 의사를 밝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문제가 된 애플 제품이 출시돼 수입금지가 애플의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특허전략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의 미국 내 첫 승소는 현재 세계 9개국에서 50여건이 진행되고 있는 특허소송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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